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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베 비판’ 펜 꺾이나

등록 2014-09-12 20:21수정 2014-09-12 22:28

아사히신문, 신뢰성 타격
‘요시다 조서’도 오보 확인
“아사히신문의 간부가 ‘아베 정권 타도는 신문의 사시’라고 말했다 한다. 그래서 그런 신문이라 생각하며 읽고 있다.”

지난 2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 의원으로부터 <아사히신문>의 정권 비판 보도에 대한 대응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 신문에 대한 적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2012년 12월 아베 정권 출범 이후부터, 아베 총리가 정력적으로 추진한 집단적 자위권 등 안보 정책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역사인식 문제를 준엄하게 비판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한때 60%를 넘어섰던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지난 7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가능케 한 각의 결정 이후 50%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그런 <아사히신문>이 1879년 창간 이래 최대의 신뢰의 위기에 빠졌다. 1980~90년대 조선인 여성들을 사냥하듯 강제로 위안부로 동원했다고 고백했던 요시다 세이지(2000년 사망)의 증언을 “허위라고 판단했다”며 관련 보도를 취소한 데 이어, 2011년 3·11 지진 참사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소장이었던 요시다 마사오(지난해 7월 사망)가 당시 정부 조사위원회에 밝혔던 이른바 ‘요시다 조서’의 내용을 왜곡해 보도했다는 사실이 11일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그동안 ‘비공개’였던 요시다 조서의 전문을 전격 공개하며 <아사히신문>의 신뢰성에 치명상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문서 공개 직후 기무라 다다카즈 <아사히신문> 사장이 직접 ‘사죄 기자회견’을 열고 편집국장 직위해제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오보 파문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위안부 관련 기사의 오보 인정 이후 시작된 보수 진영의 공세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거대 비판 언론이 신뢰성에 상처를 입으면서 집단적 자위권을 위한 안보법제 정비나 원전 재가동 등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일본 언론의 비판 기능도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정권의 주요 인사들은 11~12일 “(아사히신문의) 오보로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명예가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대한 사실상의 ‘승리 선언’인 셈이다.

도쿄/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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