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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피폭 코피’ 흘리던 군수, 후쿠시마 지사 출마

등록 2014-09-17 21:54수정 2014-12-03 11:03

이도가와 가쓰타카 전 후타바마치 정장
이도가와 가쓰타카 전 후타바마치 정장
원전사고 났던 전 후타바마치정장
인기만화 출연해 피폭피해 주장도
‘독자적 방사선 관리구역 설정’ 공약
탈핵 내건 후보 2명…표 분산 우려
지난 4~5월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맛의 달인> 파문’의 중심에 섰던 이도가와 가쓰타카(68·사진) 전 후타바마치 정장(군수 등 기초단체장에 해당)이 3·11 후쿠시마 원전사고 참사 이후 처음 치러지는 후쿠시마현 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26일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이달 초 아베 2차 내각이 출범한 뒤 처음 치러지는 대규모 선거인데다, ‘원전 재가동’과 ‘지역 부흥’ 등 아베 정권의 원전 정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도가와 전 정장은 지난 16일 후쿠시마 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지금보다 더 정확히 방사선량을 계량해 현민들이 피폭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국가와 도쿄전력이 하는 대로 따르는 게 아니라 현민이 주체가 되는 현정을 구현할 것”이라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선거 공약으로 국가가 정한 현재의 ‘피난 구역’에 얽매이지 않고 현이 독자적으로 방사선 관리구역을 설정해 주민들의 피폭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도가와 전 정장의 출마가 화제가 되는 것은 그가 일본의 인기 만화 <맛의 달인> ‘후쿠시마현의 진실’ 편에 등장해 갑자기 코피를 흘리는 주인공에게 “후쿠시마에선 같은 증상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코피와 피로감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것은 피폭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일본 정부 등이 만화가 가리야 데쓰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공격에 나서자 페이스북에 자신이 코피를 흘리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이도가와 전 정장은 3·11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있는 후타바마치의 정장으로 2005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재직했다.

그러나 일본 시민사회에선 그의 출마가 지난 2월 치러진 도쿄 도지사 선거 때처럼 ‘탈핵 세력’이 분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하고 있다. 현재 일본 탈핵 세력은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 만들기’를 공약한 구마사카 요시히로(62) 전 이와테현 미야코시 시장을 지지 후보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는 이는 사토 유헤이(66) 현 지사의 지지를 받고 있는 우치보리 마사오(50) 전 부지사다. 일본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도 “이도가와 전 정장의 출마가 탈핵 세력의 표를 분산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이도가와 전 정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끄럽지 않은 선거전을 치러 승리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7일 후쿠시마현의 가설주택을 방문해 “주민들이 빨리 귀환할 수 있도록 제염 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임박한 선거를 앞두고 흔들리는 민심을 달래려는 시도로 보인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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