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재가동은 망국…사요나라 원전”

등록 2014-09-23 20:06

23일 일본 도쿄 고토구 가메이도 중앙공원에서 열린 센다이 원전 재가동 반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탈 원전” “반 원전” “원전 제로”같은 글들이 행사장 곳곳에 적혀 있다.
23일 일본 도쿄 고토구 가메이도 중앙공원에서 열린 센다이 원전 재가동 반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탈 원전” “반 원전” “원전 제로”같은 글들이 행사장 곳곳에 적혀 있다.
[현장] 도쿄서 수천명 탈핵 집회

내년 센다이 원전 재가동 방침에
후쿠시마 피해자·시민단체 등 집결
“아베정권이 위험 이끌어” 비판 높여
한국·대만 등 아시아 단체도 연대
‘가을 소풍’을 나서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일본 휴일인 23일 ‘추분의 날’을 맞아 탈핵을 주장하는 일본 시민 수천여명이 도쿄 고토구 가메이도 중앙공원으로 모여들었다.

오전 11시부터 공원의 큰 잔디밭 주변에선 ‘원자력자료정보실’ 등 28개 원전 관련 시민단체들이 천막을 세우고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하는 유인물을 나눠줬다. 유인물을 보면, 2011년 3·11 원전 참사를 당한 후쿠시마의 학부모와 어린이 110명이 지난 8월 일본 정부 등을 상대로 아이들의 피폭에 대한 구제 조처를 요구하는 재판을 시작했다는 소식부터 원전 주변 축산 농가에 버려진 소들을 그대로 죽일 수 없어 돌보고 있는 ‘희망의 목장, 후쿠시마’의 사연까지 기성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일본의 풀뿌리 탈핵 운동 소식들이 가득했다.

이날 열린 ‘9·23 사요나라 원발(원전)전국대집회’가 일본 사회의 주목을 받은 것은 내년 1월로 예상되는 규슈전력의 센다이 원전 1·2호기 재가동을 앞두고 일본 반핵 세력이 총결집하는 마당이 됐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의 폭주에 저항하는 노동조합, 사민당 등 기성 정당, ‘헌법 9조’ 관련 단체 등 다양한 사회 세력들도 총집결했다.

이날 행사의 연단에 오른 논픽션 작가 가마타 사토시는 “아베 정권이 일본을 ‘원전 재가동’이라는 망국의 길로 이끌고 있다. 시민들이 아무리 반대해도 듣지 않는다. 위험한 정치가가 나와 일본을 위험한 길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3년여 만에 센다이 원전을 시작으로 원전을 재가동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한 상태다. 그에 맞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7월16일 센다이 원전이 새로운 원전 ‘규제기준’에 합격했다고 발표했고, 지난 10일 이를 정식 확정했다. 이제 재가동을 위해 남은 절차는 지자체의 동의지만, 센다이 원전이 위치한 가고시마현의 이토 유이치로 지사 등이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어 내년 1월께 재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규제위에 안전 심사를 신청한 원전은 센다이 원전을 빼고도 11개(원자로 17기)나 돼 내년부터는 일본 곳곳에서 원전이 순차적으로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사회에선 정말 원전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견이 쏟아지고 있다. 21일치 <도쿄신문>은 올 여름 일본에서 원전을 한 기도 가동하지 않았지만 전력 사용량이 생산량의 95%를 넘는 ‘위험한 상황’에 이른 것은 이틀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본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폐로 등 여러 비용을 고려하면 원전보다 석탄 화력발전이 더 저렴하다는 연구 결과도 축적돼 있다.

탈핵을 위해선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시민들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국 <탈핵신문>의 박혜령 공동대표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쏟아내고 있는 한국의 원전 상황을 설명하며 “탈핵을 위해선 한-일 양국 시민들이 함께 손을 잡고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행사를 마친 뒤 도쿄의 제이아르(JR) 긴시초역 부근까지 행진하며 센다이 원전 가동 반대와 일본의 탈핵 결단을 호소했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