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하는 모습 보였다” 평가
박근혜 대통령의 24일(현지시각) 유엔(UN) 총회 기조연설 내용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간접적인 언급에 그치는 등 전체적으로 자제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25일 박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소개하며 “이른바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하긴 했지만 억제된 표현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며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에둘러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위안부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한-일 관계의 전망과 연결지으며 큰 관심을 보여왔다.
<아사히신문>도 박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소개한 뒤 “옛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직접 언급을 하지 않는 등 자제하는 내용이었다. 일-한 관계 개선의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을 뿌리지 않으려 배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극우 <산케이신문>도 “대일 발언을 억제해 일본과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움직임으로 지적된다”고 풀이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위안부 관련 언급 내용은 지난해 9월 윤병세 외교장관의 유엔 총회 연설에 비해 표현이 완곡하다. 당시 윤 장관은 “지난 세기 전시 성폭력의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금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고, 성실한 반성과 조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 이들의 고통을 더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한 반성과 구체적 행동”이라고 말했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점을 지적하며 올해 박 대통령의 연설은 “지난해 일본의 책임 있는 조처를 요구했던 윤 장관의 연설보다 억제된 표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은 박 대통령이 독도 등 영토문제에 관해서도 “역사, 영토, 안전보장을 둘러싼 긴장이 강화되고 있다”는 수준의 간접적인 언급에 그쳤다고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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