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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온타케 화산 수색 중단…“결혼 앞둔 아들 어디에”

등록 2014-09-30 20:03

행불자 가족들 애끓는 기다림
“이제 곧 결혼을 하려던 애들인데….”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에 사는 도코로 기요미(52)는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27일 오후께 도코로는 이날 화산 폭발 사고가 난 나가노현 온타케산 8부 능선 부근에서 둘째 아들 유키(26)와 아들의 약혼자를 본 것 같다는 지인의 연락을 받았다. 사고 1시간쯤 전인 오전 10시30분께 둘이 사이 좋게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는 얘기였다. 그는 “처음엔 설마 무슨 일이 있을까”라며 불안한 생각을 떨쳐냈지만, 저녁께 “7부 능선 주차장에서 아들의 차를 확인했다”는 나가노현 경찰의 연락을 받고 말았다. 기요미의 남편 기요카즈는 29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엄혹한 상황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아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가노현 기소마치 정사무소(한국의 군청)에 마련된 ‘피재 관련자 대기소’에는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종자들의 가족 100여명이 모여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속 타는 가족들의 바람과는 달리 수색 작업은 좀처럼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29일엔 정상 부근 유황수소의 농도가 높아져 오후 1시께 수색이 전면 중단됐고, 30일에는 경찰·소방·자위대원을 합친 800여명의 구조대가 투입됐다. 하지만 정상 부근의 화산 진동이 커진데다 유해 가스가 남아 있다는 기상청의 판단에 따라 오전 7시 반께 작업을 중단했다. 나가노현 재해대책본부는 이후 수색 재개 여부를 검토했지만 결국 오후 2시20분께 이날 수색의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일본 내각부 비상재해대책본부의 30일 오전 자료를 보면, 새벽 6시12분께 화산 진동의 진폭이 다시 커졌고, 오전 7시30분께 분화구 400m 상공까지 화산 연기가 치솟아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온다케산 분화로 지금까지 확인된 희생자는 사망자 12명과 정상 부근의 온타케 신사나 주변 등산로에 남아 있는 사실상의 사망자인 ‘심폐정지자’ 24명을 합친 36명이다. 그러나 현재 행방불명 신고가 접수된 이들이 40여명으로 확인되고 있어 앞으로 꼼꼼한 수색이 지속되면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편 료스케(39)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미에현 스즈카시에 사는 주부 이토 리에(36)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무사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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