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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장기집권 꿈꾸는 아베의 ‘꼼수’

등록 2014-11-19 20:09수정 2014-11-19 21:45

아베 “연립여당 과반 실패땐 퇴진”
현재 연립여당 의석수 야당의 2배
사실상 퇴진불가 선언 다름없어
“(아베 총리가) 무슨 말을 한 건지 모르겠다.”

1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중의원 해산과 총선 실시 계획을 밝히면서 자신의 퇴임 기준을 ‘연립 여당이 과반수(238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로 제시한 데 대해 아베 내각 안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아베 내각의 중요 각료는 19일치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자민당-공명당 연립정권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만일 이에 실패한다면 단순한 퇴진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을 획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중의원 의석수는 이번 선거부터 480석에서 5석 줄어든 475석으로 조정됐다.

현재 일본 중의원의 정당별 의석 분포를 보면, 이 각료가 아베 총리를 비판한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자민당(295석)과 공명당(31석)을 합친 연립여당의 의석수는 326석에 이른다. 이에 견줘 민주당(55석)과 유신의 당(42석) 등 야당은 154석에 불과하다. 아베 총리가 퇴진 기준으로 제시한 238석까지 떨어지려면 연립 여당이 90석 가까운 의석을 내주는 참패를 당해야 한다. 또 다른 자민당 간부는 “현재 의석에서 10% 정도가 줄어들지 말 지의 상황에 있다”며 (90석은 커녕) 30석 이상 의석이 줄어들 경우 정권에 대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부진 때문에 맞게 된 정치적 위기를 약체화된 야당을 상대로 한 손쉬운 승리로 극복하려는 ‘꼼수’를 부렸다는 사실을 제 입으로 인정한 꼴이 됐다. 연립여당 의석 수가 ‘과반 이하’로 내려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퇴진 불가’를 선언한 셈이기 때문이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19일 ‘안정 다수’ 의석인 249석 이상을 확보하자고 결의했다.

야당은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선거 준비에 허둥대는 모습이다. 일본 언론들은 야당들이 거대 여당에 맞서 얼마나 효율적인 선거 연대에 나서느냐에 승패가 달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현재 소선거구에 내보낼 후보자가 147명, 유신의 당은 67명, 차세대당은 25명, 생활당은 26명 정도를 내정한 상황이다. <도쿄 신문>은 “이미 지역에선 당 본부의 조정을 기다리지 않고 주체적인 선거구 조정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차세대당의 나카마루 히로시 의원(비례대표)은 민주당 후보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지난 선거에서 출마했던 히로시마 3구를 피해 4구에 출마하기로 했다. 그는 “야당끼리 싸우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당에게 득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은 중의원 해산의 직접적 원인이 된 아베노믹스 말고도 현재 일본 내에서 반대 의견이 더 많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안보 정책과 원전 재가동 등 에너지 정책 등도 선거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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