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 저녁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모습. 진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세월호 참사’가 일본 신문 독자들이 선정한 올해 주요 뉴스 2위에 뽑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8일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올 한해 일어난 지구촌 뉴스의 순위를 30위까지 발표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지난 4월 발생한 한국의 세월호 참사였다. 신문은 회사에 접수된 독자 6348명의 유효 응모 가운데 절대다수인 6112명(96.3%)이 세월호 사고를 주요 뉴스로 꼽아 전체 뉴스 가운데 2위로 뽑혔다고 밝혔다.
1위는 올해 아프리카에서 확산된 에볼라 출혈열 발생 뉴스(96.9%)였고, 3위는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총격을 당했던 파키스탄의 아동·여성 인권활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90.9%)이었다. 4위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84.1%), 5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70.6%), 6위는 시리아 내전을 틈타 중동에서 세력을 확대 중인 이슬람국가(IS) 사태(66.4%)였다.
이번 조사는 일본의 일반 독자를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선정한 뉴스 순위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동일본 대지진 등 크고 작은 천재와 인재 등으로 많은 인명 피해를 겪어온 일본인들이 한국의 세월호 참사를 얼마나 심각하고 중대하게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세월호 사건은 무리한 증·개축이나 과적재의 영향으로 배가 기울었을 때 복원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것이지만, 이를 통해 (한국) 관계 기관의 무성의한 검사나 해운업계의 부패가 표면화됐다”고 지적했다.
역대 <요미우리신문>의 독자를 상대로 한 지구촌 뉴스의 순위 조사를 보면, 2013년엔 8000명이 숨진 필리핀 태풍, 2010년 칠레 광부 구출 사건 등이 1위로 뽑히는 등 국제 정치보다는 자연재해나 안전 등 실생활에 관련된 뉴스들이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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