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올 패전 70주년 맞아 발표 예정
아베, 집단 자위권 행사 의욕에
무라야마·고노 담화 계승 권고
아베, 집단 자위권 행사 의욕에
무라야마·고노 담화 계승 권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해 패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예정인 ‘아베 담화’에 대해,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가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담아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여러 번 언급했듯 무라야마 전 총리나 고노 전 관방장관이 발표한 사죄는 일본이 주변국들과 관계 개선을 해가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우리는 일본이 주변국들과 역사를 둘러싼 우려를 대화를 통한 우호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의 뜻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1995년)와 위안부 동원 과정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1993)에서 밝힌 반성·사죄의 뜻이 아베 총리의 새 담화에 계승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이런 의중은 아베 총리가 스스로 밝힌 담화의 방향과 큰 뜻에선 같지만 각론에선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5일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연 신년 기자회견에서 아베 담화에 대해 “지난 전쟁에 대한 반성, 전후 평화국가로 걸어온 일본의 여정, 이후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세계에 어떤 식으로 공헌해 갈 것인지 등을 여러 지혜를 모아 새로운 담화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어 “일본이 적극적 평화주의 아래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한층 공헌한다는 명확한 의사를 세계에 발신하고 싶다”는 의욕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이 일본의 반성과 사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견줘, 아베 총리는 반성의 뜻도 담겠지만 미래지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게 된 일본이 앞으로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초점을 맞춘 담화를 발표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아베 총리는 또 관심을 모으고 있는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 계승과 관련해선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해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이어받겠다는 게 아베 내각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선 무라야마 담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고노 담화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줄이면서 고노 담화를 실제로 무력화시키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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