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등서 집단적자위권 행사 위해
선박 보호용 아프리카 ‘지부티’ 기지
유사시엔 공격에 활용 계획 세워
방위성, 2016년 예산에 반영 예정
선박 보호용 아프리카 ‘지부티’ 기지
유사시엔 공격에 활용 계획 세워
방위성, 2016년 예산에 반영 예정
일본 정부가 중동 등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해 해외 군사 거점을 강화할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19일 복수의 방위성과 자위대 당국자를 인용해, 중동에서 ‘유사사태’(전쟁)가 발생할 경우 초계기를 파견하거나 일본인 구출 작전에 활용하기 위해 아프리카 지부티에서 운영해 온 군사 거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사실상 일본의 해외 군사기지 성격을 띄는 거점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아덴만 등에서 활동하는 소말리아 해적을 퇴치하기 위해 2011년 6월부터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지부티의 국제공항 근처에 12ha 크기의 군사 거점을 만들어 사용해 왔다. 현재 이곳에는 초계기 P3C 2기를 운용하기 위한 110여명의 해상자위대와 기지 방어를 위한 70명의 육상자위대 병력이 4개월마다 순환근무로 배치돼 있다. 지금까지는 이곳을 해적의 공격으로부터 선박을 보호하는 목적으로만 사용해 왔지만, 앞으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그에 맞게 기지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지부티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요충지인 탓에 미국이나 북대서양기구(나토) 등도 군사 거점을 확보해 두고 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중동에서 유사사태가 발생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자위대가 중동의 기뢰 제거 작전 등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앞으로 중동에서 유사사태가 발생해 자위대가 파견되거나 자위대가 중동·아프리카에서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할 경우 병력과 물자의 운송 등에 지부티 기지를 활용하게 될 전망이다. 방위성은 이를 위한 기지 강화 예산을 2016년에 반영할 계획이다.
방위성의 간부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적극적 평화주의에 맞게 자위대가 해외에 갖고 있는 유일한 (군사) 거점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과 나토 등과 연대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거점의 다목적화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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