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 테러범 리샤위 교환 등
IS 요구 조건 요르단 설득 어려워
개발원조 증액 등 대응책 거론
IS 요구 조건 요르단 설득 어려워
개발원조 증액 등 대응책 거론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억류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일본 언론들은 이슬람국가가 지난 24일 밤 공개한 추가 동영상에서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의 석방 조건으로 2억달러의 몸값 대신 요르단 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인 테러범 사지다 리샤위(45)의 석방을 요구한 것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석방 조건을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요르단 정부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인질 맞교환’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이슬람국가는 이번 동영상에선 20일 공개한 첫번째 동영상과 달리 기한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이유는 요르단에서 리샤위의 독특한 위상 때문이다. 리샤위는 요르단에 큰 파문을 일으킨 2005년 암만 폭탄 테러 범인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데, 이 테러로 무려 57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숨졌기 때문에 석방에 반대하는 정서가 강하다.
또 하나의 주요 변수는 요르단 공군 조종사 모아즈 유세프 카사스베다. <요미우리신문>은 26일 요르단 왕실에 가까운 정보원을 인용해 현재 요르단 정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난해 12월 이슬람국가를 상대로 한 폭격에 참여했다가 비행기 추락으로 붙잡힌 카사스베의 석방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슬람국가는 억류된 카사스베의 모습을 전 세계에 공개했고, 카사스베는 요르단에서 국가적 영웅과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게다가 이슬람국가는 최근 요르단 정부에 카사스베와 리샤위 등을 맞교환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리샤위의 석방 카드를 자국의 영웅이 아닌 외국인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의 열쇠를 쥔 요르단 정부는 극도로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요르단 정부 공보관은 26일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 대한 코멘트는 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요르단 정부는 국내 여론과 일본 정부의 요청을 고려하면서 신중한 대응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일본 정부가 요르단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정부개발원조(ODA) 자금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보도하기도 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에 억류돼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일본 언론인 고토 겐지(47)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는 겐지다’(I AM KENJI)라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올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 출신으로 미국 뉴욕에서 영상 프로듀서로 일하는 니시마에 다쿠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그는 고토의 친구다. 앞서 프랑스 시사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가 발생한 뒤 이 잡지를 지지하는 ‘나는 샤를리다’(Ju Suis Charlie)라는 구호가 확산된 것에 착안한 것이다. 페이스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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