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
“양국 관계악화 영향으로…23일 만료”
정부 “최종결론 나지 않았다”
“양국 관계악화 영향으로…23일 만료”
정부 “최종결론 나지 않았다”
한-일 양국 정부가 외환위기 등에 대비해 체결한 통화 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5일 한-일 양국 정부가 금융위기 등의 긴급 사태가 발생할 때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서로 꿔주는 이른바 ‘통화 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양국 관계 악화의 영향으로 13년 반 동안 이어져 왔던 이 협정이 효력을 잃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협정의 공식 만료일은 오는 23일이다.
이 협정이 체결된 배경엔 1997년 말 한국을 덮친 외환위기가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부족한 외화를 융통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간곡한 요청을 거부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긴 협상 끝에 2001년 7월 일본과 상호 융통액을 20억달러로 하는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기로 처음 합의했다. 이후 양국 정부는 상호 융통 금액을 꾸준히 늘려 2012년 9월엔 총 금액이 700억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흐름이 바뀐 계기는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보복 조처로 양국간 상호 융통액을 700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축소했다. 그 뒤로도 양국은 2013년 7월 상호 융통액을 100억달러로 축소한 데 이어 이번엔 완전 페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두 나라는 “세계 경제여건을 주시하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협정을 재체결한다”고 해 향후 협정을 재체결할 여지는 남겨둘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말 현재 3635억달러인 외환보유고와 중국 등 여러 나라와 체결한 통화스와프 금액 등이 있기 때문에 굳이 일본에 자세를 낮춰가며 협정을 연장하지는 않겠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5일 <한겨레>에 “아직 만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으며,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다. 협정 연장 여부 등에 대해 양국이 협의중이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조처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경제협력이 중단되진 않을 전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월 하순 아소 다로 재무상과 한국의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의 회담을 열도록 양국 정부가 최종 조정중이라고 전했다. 이 만남이 성사되면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양국 경제 수장 회담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세종/김소연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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