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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미야자키 “일본, 300만명 죽게 한 전쟁 일으켜 이웃나라들에 분노의 앙금 남겨”

등록 2015-02-17 20:05수정 2015-02-17 20:07

아베 총리의 ‘역사 역행’에 일침
일본 노력으로 해결 가능 지적
“평화헌법 지켜야 해” 주문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4) 감독이 급박한 세계정세 속에서 일본이 걸어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현재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방향에 일침을 가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16일 오후 <도쿄방송>(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최근작 <바람이 분다>와 관련해 ‘최근 제로센과 (가미카제) 특공대를 찬미하는 작품들이 늘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그러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이는 나르시시즘이다. 그 결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하면,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과 똑같은 논법으로 ‘평화헌법을 지키면 평화로워질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대처해 나가기에는 만만치 않게 세계가 변했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일본의 역사는 (종교와 민족 문제가 얽힌) 복잡한 중동이나 중부 유럽과 달리 간단하다”고 말했다. 즉, “제국주의 시대 일본이 지배당하지 않으려 노력한 결과, 스스로 제국주의를 흉내 냈다. 결과적으로 3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전쟁을 벌여, 원자폭탄을 두 발이나 맞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한) 이웃나라의 분노는 사라지지 않았다. 법적으로는 해결됐다 해도 이것이 마음의 앙금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역사는 종교와 민족 문제가 얽힌 세계의 다른 분쟁 지역과 달리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해 일본의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특히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부분을 지적한 것은 한국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성의 있는 조처를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일본 정부가 “1965년 한일협정에 의해 모두 해결된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그는 “세계적인 무질서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그런 시기에 아베 총리가 말하는 것은 너무 간단하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조금 더 복잡한 것을 품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때 평화헌법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헌법은 지켜가야만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미야자키 감독은 유럽에서 잇따른 테러의 도화선이 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화에 대해 “이질적인 문명에 대해, (상대방이) 숭배하고 있는 것을 캐리커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풍자는) 우선 자국의 정치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타국의 정치가에게 하는 것은 뭔가 이상하게 될 뿐”이라며 “그만두는 게 좋다”는 지론을 밝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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