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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북한, 처음으로 일본 법원에 문화재 반환 신청

등록 2015-02-26 20:11수정 2015-02-26 22:15

평양 율리사지 석탑
평양 율리사지 석탑
식민지때 반출 평양 율리사지 석탑
한국 문화재 환수운동 단체 통해 추진
협상 끝낸 한국과 달리 권리 상존
국교정상화 안돼 성사 여부 불확실
북한이 처음으로 일본 법원에 과거 식민 지배 때 일본으로 반출된 문화재를 돌려달라는 조정 신청을 냈다.

그동안 한국의 해외 반출 문화재 환수 운동을 이끌어 온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26일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이하 조불련)을 대리해 평양 율리사지 석탑(사진)의 반환을 요청하는 조정신청서를 25일 도쿄간이재판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정의 일본 쪽 상대는 현재 이 석탑을 보관하고 있는 일본 오쿠라 문화재단이다. 이 석탑은 현재 도쿄 미나토구에 자리한 오쿠라 호텔에 보관돼 있다.

이번 조정 신청은 해방 이후 70년 만에 처음 북한이 일본 법원에 “문화재를 돌려달라”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과 일본은 2002년 9월 평양선언에서 “문화재 문제에 대해 국교정상회담에서 성실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경우 1965년 한일협정 때 문화재 반환협상을 끝냈기 때문에 일본에게 추가로 문화재를 반환해 달라고 요구할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다. 그 때문에 그동안 일본이 한국에 반환한 조선왕조의궤 등 문화재들은 ‘반환’이 아니라 일본이 선의를 갖고 한국에 돌려준다는 ‘기증’의 형식을 취했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아직 반환을 요구할 권리가 남아 있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일본 법원의 판단을 물어야 하는데, 해당 문화재가 국가가 아닌 민간 소유이고 구체적인 문화재의 반출은 양국간 국교정상화회담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취할 가능성 높다.

율리사지 석탑은 일제강점기 오쿠라 호텔의 창립자인 오쿠라 기하치로(1837~1928)가 이천 오층석탑과 함께 조선총독부를 통해 일본으로 반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고적도보>를 보면, 평양 율리사지에 서 있는 석탑의 사진을 기재한 뒤 현재는 오쿠라 수장관에 소장돼 있다는 설명을 달고 있다. 이천 오층석탑의 경우 2006년 한국에서 환수위원회가 결성돼 반환운동이 진행되었으나, 오쿠라 문화재단은 1억5000만엔(약 14억원) 상당의 문화재와 교환하자는 요구를 해 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혜문 스님은 “광복 70주년을 맞는 3·1절을 즈음하여 남북이 함께 ‘민족 문화재 반환’에 뜻을 모아 평양 석탑의 반환을 일본 법원에 요청하게 된 것을 의미 깊게 생각한다. 오쿠라 문화재단이 석탑 반환을 위한 요청에 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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