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여당과 관련법 개정 조율
한반도 유사사태때 무력행사 소지
한반도 유사사태때 무력행사 소지
일본 정부가 한반도에서 유사사태가 발생했을 때 북한 선박에 대한 ‘강제 검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에 타국의 선박을 강제 검사하는 것은 국제법상 무력 행사로 간주되기 때문에, 한반도 유사사태에 일본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마이니치신문>은 27일 일본 정부가 일본 주변사태 때 한정해 허용하고 있는 타국 선박에 대한 검사의 요건과 범위를 완화하기 위해 현행 선박검사활동법을 개정하기로 여당과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일본 주변사태는 한반도와 대만의 유사사태를 뜻해, 이번 법 개정 시도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때 일본이 자국 영해와 주변 공해를 지나는 수상한 북한 선박을 강제로 세워 검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현행법에는 일본 자위대의 타국 선박 검사가 선박 소속국과 선장의 승낙을 받아야 하는 ‘임의 검사’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무기의 사용도 정당방위로 한정하고 있다.
정부의 방침에 대해 ‘안전보장법제 정비를 위한 여당협의’의 자민당 쪽 위원들은 공감의 뜻을 밝혔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26일 고무라 마사히코 부총재 등 여당협의의 자민당 쪽 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임의 검사만으로는 검사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어 선장의 승낙이 없더라도 검사를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출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27일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여당협의 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은 안을 다시 한번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의 선박검사를 임의 검사에서 강제 검사로 바꾸는 것뿐 아니라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지리적 범위의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엔에이치케이> 방송은 이날 여당협의에서 정부가 선박 검사 활동의 범위를 일본 주변사태에서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활동”으로 범위를 넓히는 안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자위대는 전 세계를 범위로 선박 검사를 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공명당에선 “선장의 동의를 얻지 않는 검사를 하면 예상치 않은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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