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전함인 무사시
MS 공동창업자 앨런, 사진 2장 공개
당시 세계 최대 ‘야마토’와 쌍둥이
필리핀 해역서 미군 공격에 침몰
당시 세계 최대 ‘야마토’와 쌍둥이
필리핀 해역서 미군 공격에 침몰
“무사시를 발견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 2일(미국 시각) 자신의 트위터(twitter.com/paulgallen)를 통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함인 무사시(사진)를 해저 1000m에서 찾았다. 곧 비디오 자료도 올릴 것이다. 당시 숨진 1023명의 승무원들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무사시는 당대 세계 최대 규모의 전함이자, 일본의 자존심이라 불렸던 ‘전함 야마토’의 쌍둥이 전함으로 1944년 10월24일 미국이 필리핀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레이테 해전에서 침몰했다.
이날 앨런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은 두 장으로 한 장은 일왕가의 상징인 국화가 그려진 배의 선수 부분, 또 한 장은 개(開)·폐(閉) 등의 한자를 읽을 수 있는 밸브 부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일본의 군사 전문가인 다나카 히로미 방위대 명예교수는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선수의 국화 문양 등으로 봐선 무사시일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부분을 찍은 사진들을 참고해 전체 모습을 보지 않으면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에게 전함 야마토와 무사시는 ‘특공’(자살공격)과 함께 지난 군국주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이 두 전함은 길이 263m, 만재 기준 배수량이 7만2809t나 되는 거대 함선이었다. 특히 이 전함에 장착된 38km의 사정거리를 자랑하는 구경 46cm 주포는 연합군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무사시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일본식 거함거포주의의 유산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기도 하다. 세계의 해전 양상은 전함의 함포 공격에 의존한 공방으로부터 전투기와 항공모함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공중전으로 바뀌었지만, 일본 해군은 이전부터 채용해 왔던 거함거포주의를 바꾸지 못했다. 실제로 야마토와 무사시는 항모를 기반으로 한 연합군 전투기의 집중 공격을 받아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침몰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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