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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원전 반대” 일본 40대 남성, ‘총리 관저 드론’ 자수

등록 2015-04-26 20:28

도쿄 지요다구 총리관저로 방사능 물질이 매달린 드론(무인기)을 날려 보낸 야마오토 야스오 씨.
도쿄 지요다구 총리관저로 방사능 물질이 매달린 드론(무인기)을 날려 보낸 야마오토 야스오 씨.
평범한 시민이 저지른 해프닝
자신 블로그에 범행 과정 기록
채취 오염토·반대 성명문 넣어
후쿠이현 선거 앞 4월초 날려
“원전 반대를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일본 경시청은 도쿄 지요다구 총리관저로 방사능 물질이 매달린 드론(무인기)을 날려 보낸 야마오토 야스오(40)가 후쿠이현 오바마경찰서를 통해 자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언론들은 야마모토가 현재 도쿄 지요다구 고지마치 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원전 반대를 호소하기 위해 드론을 날려 보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권력의 중추인 총리관저의 보안 체계를 뚫은 이번 사건이 탈핵을 주장하는 평범한 시민이 저지른 해프닝으로 드러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야마모토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이번 범행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를 기록해 뒀다고 보도했다. 이를 보면, 야마모토가 범행을 계획한 것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그는 2011년 3·11 원전 참사가 벌어졌던 후쿠시마현의 ‘귀환곤란지역’을 방문해 방사능 오염토를 채취했다. 그는 후쿠이현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쿄에 들려 관저 주변을 사전 답사했고, 지난해 12월엔 하얀색인 드론 기체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검은색으로 도색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야마모토가 애초엔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가 치러진 뒤 신임 내각이 임명되는 12월24일을 노려 “새 각료들과 언론이 모인 관저 중앙 뜰에 오염토를 실은 드론을 착륙시킬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1차 계획을 단념하고 후쿠이현 지사 선거를 앞둔 4월 초를 2차 범행 계획일로 잡았다. 후쿠이현엔 미하마 원전, 오이 원전, 다카하마 원전 등 10여기의 원자로가 집중돼 있어 일본 내에서 원전 집중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야마모토는 9일 새벽 3시 반께 관저에서 서쪽으로 200m쯤 떨어진 아카사카의 한 주차장에서 드론을 날려 보냈다. 드론에 부착된 플라스틱 통에는 후쿠시마의 귀환곤란지역에서 퍼온 흙과 원전 재가동을 반대한다는 성명문을 넣었다. 이 드론은 12일 지사 선거가 치러진 뒤에도 열흘 넘게 총리관저 옥상에 방치돼 있다가 22일에야 발견됐다. 일본 언론들은 야마모토의 주변인들의 증언을 모아 “그가 공장에서 일했었지만, 현재는 무직 상태다. 일은 성실히 했지만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타입”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론과 같은 소형 비행기를 규제할 수 있는 법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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