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신 밀월시대
미·일 국방 “5월 샹그릴라서 만나자”
가이드라인 개정을 지렛대 삼아
한국이 거부할 수 없는 ‘3국간 틀’
일본이 먼저 제안하고 미국이 지지
미·일 국방 “5월 샹그릴라서 만나자”
가이드라인 개정을 지렛대 삼아
한국이 거부할 수 없는 ‘3국간 틀’
일본이 먼저 제안하고 미국이 지지
미-일 동맹을 ‘글로벌 동맹’으로 강화한 미·일 양국이 5월 ‘아시아안전보장회의’(샹그릴라 회의)에서 한국에 한·미·일 3개국 국방장관 회의 개최를 요청하기로 했다. 중국의 성장을 군사적으로 견제해 현 질서를 유지하려는 미-일 동맹의 전략적 선택에 한국이 급속히 빨려 드는 모양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28일(현지시각) 미 워싱턴에서 회담을 열고,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에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의를 조속히 개최하기로 요청하자는 데 합의했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이날 회담 이후 일본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 일본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일-미-한의 긴밀한 연대에 더해 3개국이 협력을 진전시켜 나간다는 데에 (카터 미 국방장관과) 생각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말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3자) 정보공유 약정’에 서명했지만 일-미-한 방위협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와 카터 장관이 다음달 샹그릴라 회의에서 3개국 국방장관 회의의 개최를 추구해 간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국 국방장관 회의는 누구의 제안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내 제안에 대해 (카터 장관의) 이해와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앞서 나카타니 방위상은 지난 10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조기에 개최해 솔직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 유의미하다. 회담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을 위해 아베 신조 총리와 함께 미국을 방문한 기회를 활용해 한국이 거부할 수 없는 ‘3국간 틀’이라는 카드를 빼내든 셈이다. 한국 국방부는 일본과의 양자회담에는 응하지 않겠지만 미국을 포함한 3자회의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2일 “미·일이 가이드라인 개정을 지렛대 삼아 한국과 방위협력도 심화시킬 방침”이라며 일본이 자위대와 한국군이 무기와 연료 등을 ‘상호융통’(지원)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은 이 협정이 체결되어야만 자위대가 미국뿐 아니라 한국군을 ‘후방지원’할 수 있게 되는 등 3국간 군사협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일 양국은 27일 개정한 가이드라인에서 “3국 또는 다국간 안보·방위협력을 추진하고 강화한다. 특히 지역의 다른 파트너와 협력 노력을 강화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여기서 ‘지역의 다른 파트너’는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지칭한다. 미-일 동맹의 강화가 한국 등을 포함한 3각 또는 다각 동맹으로 확장돼 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데이비드 시어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9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미-일 가이드라인이 아태 지역의 안정을 증진시키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미·일 양국이 유사시에 (한국의) 지원과 요청이 있을 경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에 자위대의 한반도 상륙이 포함되는지 여부나 한반도 ‘유사시’ 지원 요청의 주체가 한국 대통령이 아닌 주한미군 사령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미·일이 추진하는 한-미-일 3각동맹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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