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과거사 몽매한 아베 “포츠담 선언 잘 몰라”

등록 2015-05-21 20:24수정 2015-05-21 22:05

‘선언 인정 여부’ 즉답 회피
질문한 시이 공산당 위원장
“미국의 전쟁 판단 능력 없다”
아베 추진 안보 법제안 비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일본 국회에서 진행된 당대표 토론에서 “포츠담 선언을 읽어보지 않았다”며 자신의 역사 수정주의적 사관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평소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을 추궁해 온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은 이날도 아베 총리를 향해 “전후 일본은 1945년 8월 포츠담 선언을 수락하는 데서 시작됐다. 선언에는 일본의 전쟁이 잘못된 전쟁이었다는 인식을 밝히고 있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선언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서 여기서 바로 논평하는 것은 피하고자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아베 총리는 또 “많은 아시아인들이 전쟁(세계 2차대전)의 참화에 고통을 받았다”면서도 ‘침략’이라는 단어는 입에 담지 않았다. 이는 “침략엔 정해진 정의가 없다”며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전쟁을 정당화해 온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포츠담 선언은 1945년 7월 일본을 상대로 한 태평양전쟁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미국·영국·중국 등 연합국이 일본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한 선언이다. 선언은 일본의 침략행위를 “일본 국민을 속여 세계정복에 나선 과오”라 지적하며 “이런 일을 저지른 세력을 제거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1945년 8월15일 일왕이 내놓은 항복 선언의 핵심도 결국 “포츠담 선언을 수락한다”는 내용이었다. 선언은 1943년 11월 카이로 선언에 이어 조선의 독립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운명을 사실상 결정짓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이런 역사 인식은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1896~1987)로 거슬러 오른다. 그는 1941년 12월 진주만 공격을 감행한 도조 히데키 내각의 상공상을 역임해 종전 이후 에이(A)급 전범으로 체포된 바 있다. 그는 당시 도쿄 스가모 형무소에 복역하면서 “대동아 전쟁이 일본의 침략전쟁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시이 위원장은 “일본이 저지른 전쟁의 선악을 판단할 수 없는 총리에게 미국의 전쟁을 판단할 능력이 있을 리 없다”며 아베 총리가 추진 중인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뼈대로 한 안보 법제 제·개정안을 강력히 비난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