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중의원 평화안전법제 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전후 70년 기획’ 전쟁 책임 부분 소홀
안보법제 통과 강행 때도 생중계 외면
‘아베 정권에 코드 맞추기’ 비판 높아
안보법제 통과 강행 때도 생중계 외면
‘아베 정권에 코드 맞추기’ 비판 높아
일본의 전쟁 책임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의 간판 다큐 프로그램인 ‘엔에이치케이 스페셜’이 일본의 패전 70주년을 맞는 올해엔 반성의 의미를 제대로 담은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위안부는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는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모미이 가쓰토 엔에이치케이 회장이 아베 정권의 수정주의적 역사 인식에 코드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엔에이치케이 스페셜’은 ‘전후 70년 일본의 초상’이란 제목의 연중 기획을 내보내고 있다. 지난 1월1일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나’는 내용의 프롤로그를 합쳐 지금까지 천황제(2회), 경제(2회), 외교(3회), 정치(2회) 등의 주제로 10회 정도 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일본의 전쟁 책임을 다룬 것은 지난 6월19일에 방송한 ‘신뢰 회복의 길’ 단 한편에 불과했다. 내용도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통해 국제사회에 복귀한 일본이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적극적으로 외교를 진행했고, 특히 한국과는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을 체결해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도왔다”며 일본의 화해 노력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고노 담화(1993년)와 무라야마 담화(1995년) 등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사죄와 속죄도 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방송이 아베 담화의 내용으로 예상되는 △지난 전쟁에 대한 반성 △전후 평화국가로 걸어온 일본의 여정 △이후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세계에 어떤 식으로 공헌해 갈 것인지 등의 내용에 따라 구성된 느낌이다.
아베 정권에 기운 현재 <엔에이치케이>의 보도 태도는 안보법제 등 현안에서도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방송은 지난 15일 자민당이 중의원 특별위원회에서 안보 법안을 강행 통과시키는 모습을 생중계하지 않아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