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기한 오키나와쪽과 대화키로
양쪽 견해차 커 타협안 마련 힘들듯
양쪽 견해차 커 타협안 마련 힘들듯
일본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미국 해병대 후텐마 기지의 헤노코 이전 공사를 한달 동안 중단하고 오키나와현과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후텐마 기지가 옮겨 갈 곳은 헤노코밖에 없다’는 일본 정부와 ‘현외 이전’을 요구하는 오키나와의 견해 차이가 너무 커 양쪽이 타협안을 도출해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4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키나와현의 제3자 위원회의 보고서가 오나가 다케시 지사에게 제출돼 현재 (헤노코 해안에 대한) 매립 허가의 취소가 검토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8월10일부터 9월9일까지 한달 동안 모든 공사를 일시 중지하고 정부의 생각을 오키나와현에 설명해 문제 해결을 위해 집중적인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키나와의 주요 언론인 <류큐신보> <오키나와타임스> 등은 이 사실을 호외로 발행해 시내에 배포했다.
일본 정부가 ‘공사 일시 중지’라는 양보안을 꺼낸 것은 이대로 가다간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현 사이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나가 지사는 지난달 전임 나카이마 히로카즈 지사가 승인한 헤노코 매립 계획의 타당성 여부를 재검토한 제3자 위원회의 보고서를 받아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지난 매립 허가가 법률이 요구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고 있어, 일본 언론들은 오나가 지사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오나가 지사는 3일 발행된 아사히신문사의 주간지 <아에라>(AERA)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남은 것은 타이밍”이라는 표현을 통해, 이미 매립 취소를 결심했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바 있다.
오키나와현도 일단 정부의 대화 요청을 받아들였다. 오나가 지사는 스가 관방장관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자 한다.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그 노력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정부가 ‘해결책은 헤노코밖에 없다’는 생각에 매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키나와현도 대화 기간에는 그동안 이어왔던 매립 취소와 관련된 작업을 중지하고 헤노코 이전 공사를 방해하기 위한 여러 법적·행정적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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