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에 흩어진 유골 봉환”
민간 차원으론 유례없는 규모
민간 차원으론 유례없는 규모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본 홋카이도 지역에 흩어져 있던 한반도 출신자들의 유골 115위가 다음달 봉환된다. 정부가 아니라 민간 차원에선 100위가 넘는 유골을 봉환하기는 처음이다.
한·일 시민단체가 모여 만든 ‘강제노동 희생자 추도·유골 봉환위원회’는 지난 17일 홋카이도의 도정 기자클럽에서 회견을 열어, 다음달 11일부터 태평양전쟁 시기 한반도에서 징용돼 홋카이도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115명의 유골을 한국에 봉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유골은 일본의 대표적 불교 종파인 정토진종의 대표 사찰인 혼간사 삿포로 별원에 보관돼 있던 유골 가운데 한국 출신임이 확인된 71위, 옛 아사지노 육군비행장 건설 희생자 34위, 옛 미쓰비시광업 비바이탄광 희생자 6위, 슈마리나이 우류댐 건설공사 희생자 4위다.
홋카이도에서는 일부 시민단체가 1970년대 지역 향토사를 연구하다 조선인 강제노동의 역사를 알게 돼, 이후 수십년간 조선인 피해자의 유골 발굴·봉환 사업을 진행해왔다. 1997년부터는 정병호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팀 등도 참여해 지금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유골을 발굴해, 지금까지 16위를 한국에 봉환한 바 있다.
이번에 봉환될 유골은 다음달 11일 홋카이도에서 기념행사를 연 뒤 일본 각지를 거쳐 18일 부산에 내릴 예정이다. 19일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합동추도식이 열린다.
위원회의 공동대표인 이치조사의 주지 도노히라 요시히코는 “전후 70년을 계기로 홋카이도 각지의 사찰에 남아 있는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한반도 출신 유골을 고국에 반환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한-일 간 우호가 증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차원의 유골 봉환 사업은 2010년 유텐사에 보관된 군인·군속의 유골 219위를 봉환한 것을 끝으로 중단돼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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