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회담에 중 요구 반영 긍정평가
“일, 한국과 고위급대화 조정 서둘러”
“일, 한국과 고위급대화 조정 서둘러”
14일 발표된 ‘아베 담화’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비판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자,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점치는 일본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올 가을 한국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실현 여부가 3국간 관계 정상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았다.
<마이니치신문>은 18일 복수의 중·일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9월3일 오후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9월3일 당일 오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돌 기념 열병식’에 아베 총리가 참석하지 않고, 오후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중국 정부가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의미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이런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 “아베 담화에 중국의 요구가 일정 부분 반영된 점을 평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9월초 방중에 대해선 지난달 중순께 일본에서 여러 예측 보도가 나왔지만, 중국이 ‘아베 담화의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한동안 잠잠했다. 아베 총리의 방중으로 중-일간 세번째 정상회담이 실현되면, 아베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가속화시킬 수 있고, 방미를 앞둔 시 주석도 중국이 주변국과 대화로 갈등을 관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줄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일본이 한국과 관계 개선을 위한 고위급 대화의 조정을 서두를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아베 담화에 대한 한국의 반응에 대해 “억제된 반응이다. 양국과 관계 개선이라는 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베 담화라는) 가장 큰 장애물을 넘었기 때문에 (한-일 정상회담 개최 등의) 얘기가 좁혀가는 단계로 들어갈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이를 위해 일본 정부가 올 가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양국의 정상이 바뀐 뒤 3년 동안 한번도 열리지 않은 한-일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자급 회의를 열어 의견차를 좁혀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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