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공섬 주변 함선파견 검토
이달초 베링해서 중국함정 목격 등
중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 반영
시진핑 방미 앞두고 미묘한 기류
이달초 베링해서 중국함정 목격 등
중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 반영
시진핑 방미 앞두고 미묘한 기류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최근 매립 작업이 이뤄진 중국의 인공섬 주변에 전력을 투입해 대중국 견제에 나설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미-중 관계에 미묘한 기운이 흐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미국 정부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매립한 인공섬 주변 12해리(22km) 안으로 미 함선이나 항공기를 파견하는 안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 같은 조처를 취하려는 이유는 남중국해에서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영토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미국은 이전에도 중국이 남중국해의 ‘공해’에 인공섬을 만들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무효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할 것을 우려해 실제 미군 전력을 해당 수역에 투입해 세를 과시하진 않았다.
미국이 정책 전환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달 초 중국 해군 함정 5척이 알래스카 앞바다인 베링해에서 작전활동을 펼친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미국이 베링해에서 인민해방군을 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국의 움직임에 경계감을 나타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함정은 알류산 열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미 영해를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은 “미국이 중국의 이번 영해 침입을 (중국과의) 힘겨루기의 재료로 사용할 의도가 있다. 미 국방부가 중국 함대의 상세 동향을 거의 실시간으로 밝힌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현재 냉랭해진 미-중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첨단무기를 총동원한 중국의 지난 3일 열병식에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공화당의 예비 대선 후보들은 방미 예정인 시 주석에게 ‘국빈 대우’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등 오바마 정권의 대중정책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유엔(UN) 해양법 조약 등 국제법 조항에 따르면 한 나라의 함선이 다른 나라 영해인 12해리 안을 침입하더라도 무력행사 없이 단순 통과만 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 그러나 이는 상대국을 군사적으로 자극하는 행위로 관계 악화의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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