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무기 과시한 열병식 지난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항모 킬러’로 불리는 지대함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21D’(DF-21D)가 최초로 공개됐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전략폭격기·공중경계관제기 등
미군 타격능력 전세계에 선보여 미국 전략은 공해전투 체계화 공중·해상 합동작전 강화 5년째
아직 중국 좌절시킬 해법은 못내놔
미군 재배치·MD체제 도입도 추진 ‘미 동맹’ 한·일도 소용돌이 두 나라 모두 이지스함 늘리고
공중급유기 도입도 동시 진행
미, 다양한 안보협력 요구 가능성 이러한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에 맞서기 위해 중국은 강화된 탄도미사일 능력을 기반으로 한 ‘접근저지·영역거부(A2/AD)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센카쿠열도~오키나와~대만~필리핀에 이르는 ‘제1열도선’ 안으로 미국 전력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으며(접근 저지),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괌~파푸아뉴기니를 잇는 ‘제2열도선’ 안에서는 미군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영역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지난달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진행된 항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이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인민해방군 제2포병부대(전략미사일부대)가 보유한 일곱 종류의 탄도미사일이었다. ‘항모 킬러’란 별명을 갖고 있는 지대함 탄도미사일 둥펑(DF)-21D는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아울러 이날 선보인 둥펑-16(사정거리 1000㎞로 추정)은 오키나와까지, 둥펑-26(사정거리 4000~5000㎞)은 괌까지 타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더해 중국은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H-6K(항속거리 8000㎞)와 신형 공중경계관제기 KJ-500, 중국의 첫 항모 랴오닝의 함재기 젠(J)-15 등도 공개했다. 중국이 서태평양에 산재한 미군의 주요 부대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고, 이를 제어하기 위해 진입하려는 미 항모를 견제할 수도 있으며, 공중경계관제기를 통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미국의 움직임을 훤히 들여다볼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전세계를 상대로 과시한 셈이다. 이에 맞서 미국은 2010년께부터 해상과 공중의 합동작전을 강화해 군사적 능력을 극대화한다는 이른바 ‘공해전투’(AirSea Battle) 전략을 체계화해가는 중이다. 이는 지난 1월 ‘국제공역에서의 접근과 기동을 위한 합동 개념’(JAM-GC)으로 확대된 바 있지만, 아직 중국의 접근저지·영역거부 전략을 좌절시킬 만한 정립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아시아 전략적 환경의 숨가쁜 변화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일본과 전쟁이 날 경우 자국군에 대한 지휘권도 갖지 못한 한국을 상대로 미국이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안보협력을 요구해올 가능성을 함의한다. 먼저 미국은 중국의 전략에 맞서 해외미군재배치계획(GPR)을 통한 전진배치 미군 병력의 축소, 미사일방어(MD)체계 도입을 통한 기지 방어 능력의 강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실제로 미국은 2006년 5월 ‘재편 실시를 위한 미-일 로드맵’을 통해 오키나와의 해병대 기지를 축소해 괌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고, 괌에서는 2013년엔 4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임시 배치했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지난 7월 영구 배치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한국 용산기지와 미 2사단 병력의 평택 이전도 처음 목표인 2008년 이전에서 10년 가까이 연기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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