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두 정상 뜻 모으면 위안부 해결 가능…아베, ‘한국과 협상’ 뜻 밝힐지가 열쇠”

등록 2015-10-28 19:56

[인터뷰]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총리는 내심 싫겠지만 해야할 일
미국도 한국과 관계개선 원해
“‘군 위안소’ 사실 인정과 배상”
‘아시아연대회의안’ 정도면 어떨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사진 길윤형 특파원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사진 길윤형 특파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랫동안 애써 온 와다 하루키(77) 도쿄대 명예교수는 27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이번 일-한 정상회담을 통해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구체안이 나오긴 힘들겠지만, 양국 정상이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뜻을 모으면 향후 협상을 통해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며 “아베 총리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문제 해결의 의사를 밝히는지가 이번 회담의 초점”이라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지난 4년 동안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벌여왔다.

“시작은 2011년 8월에 나온 한국 헌법재판소의 결정이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일본과 교섭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을 통해 그동안 잠복해 있던 위안부 문제가 극적으로 부활했다. 이후 일본 민주당 정권 때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해결에 이르지 못했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정권이 등장했다. 아베 총리는 처음부터 (위안부 동원 과정에서 군의 개입과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1993년)를 인정하기 싫다,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인물이다. 그런 아베 총리를 가장 강하게 비판한 이가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년8개월 동안 강경한 대일 정책을 펼쳤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

“아베 총리는 애초 고노 담화 등의 수정을 주장했으나 국내외 반발에 부딪혀 계속 후퇴를 했다. 2013년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고 태도를 바꿨고, 지난 4월 말 미국에선 위안부가 ‘인신매매’였다고 말했다. 8월 아베 담화에선 두 곳에서 위안부 관련 언급도 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해 뭘 하겠다란 구체적인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그동안 한-일간에 국장급 접촉이 이뤄졌지만 ‘한국이 법적인 책임을 고집하면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 일본도 노력을 할테니 한국도 노력을 해야 한다’ 등의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뿐 구체안에 대한 토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상회담이 장기간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일본에선 박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 심해졌고, 일-한 관계가 험악한 상태에 이르게 됐다.”

-현재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매우 경직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아베 총리가 내심으론 싫을지 모르지만 일본의 총리로서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한발 더 내디뎌,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다. 미국도 이를 원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전제조건이 없는 만남’을 강조해 왔으니 정상회담이 이뤄질 때까진 이와 관련해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베 총리 주변엔 우익적인 사상을 가진 인사들이 많다. (섣불리 입장을 말하면) 이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일-한 간에는 아시아여성기금 등의 경험이 있다. 양국 정상이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뜻을 모으면 안이 나올 수 있다. 지난해 6월 일-한 운동단체들이 제시한 아시아연대회의의 안이 중요하다. 이 안은 일본 정부가 ‘군이 위안소를 만들었다는 사실 등을 인정하고, 그 사죄의 증거로 배상을 하라’는 내용이다. 여기엔 ‘법적 책임’이라는 용어가 나오지 않는다. 일본 정부도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이라고 본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도 피해자나 운동단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협상한다’는 태도를 확실히 밝힐지 여부다. 그렇게 되면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법적 책임인지 도덕적인 책임인지 따지지 않고 ‘정부의 책임’으로 피해자들에게 속죄금을 지급하자는 안 등이 부상할 수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