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등 언론들 일제히 보도
폭발물 잔해서 한국산 건전지 발견
폭발직전 CCTV 남성 한국인 추정
폭발물 잔해서 한국산 건전지 발견
폭발직전 CCTV 남성 한국인 추정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의 화장실에서 지난달 23일 발생한 폭발 사건은 한국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요미우리신문>등 일본 언론들이 3일 경찰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관련 보도를 보면, 일본 경찰이 이렇게 판단한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현장에 남겨진 폭발물의 잔해 등에서 발견된 한국제 건전지다. 경시청에 따르면 당시 폭발 현장인 신사 남문 근처 남성용 화장실에선 화약으로 보이는 가루가 들어 있는 쇠파이프, 건전지, 전선, 디지털 타이머, 전자기판 등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불에 그슬린 건전지에 한글이 적혀 있어 한국제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둘째, 폭발이 일어나기 30분쯤 전에 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으로 드러난 30살 안팎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의 존재다. <마이니치신문>과 <산케이신문>등은 신사 주변의 방범 카메라(폐회로텔레비전) 영상 화면을 분석한 결과, 이 남성이 폭발 직후 신사에서 빠져나와 인근 구단시타역으로 향하는 모습 등이 녹화돼 있다고 전했다.
일본 경시청 공안부가 이를 근거로 주변을 탐문한 결과, 신사 근처의 한 호텔에서 이 남성과 매우 닮은 한국인 남성이 숙박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남성은 일본에 관광 목적의 단기체류 자격으로 입국한 뒤 사건 이후 한국으로 이미 출국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본 수사당국 관계자는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인물이 방범 카메라가 있는 데도 몸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봐 “(전문 테러리스트가 아닌) 일반 사람으로 보인다. 야스쿠니신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한 마리의 늑대’(특정한 조직에 속한 인물이 아니라는 뜻) 같은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역사 갈등의 진원지인 야스쿠니신사를 상대로는 그동안에도 한국, 중국인들의 방화 기도가 이어진 바 있다. 2011년 12월엔 중국 국적의 남성이 신사의 신문에 가솔린를 붓고 불을 붙인 적이 있고, 2013년 9월에는 한국 남성이 신사의 배전에 시너가 담긴 페트병을 던졌다가 붙잡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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