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 국장급 회담 성과 없이 끝나
한-일 정부 간에 위안부 문제의 연내 타결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시아 국장은 15일 도쿄 지요다구 외무성에서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1차 국장급 회담을 했다. 이 국장은 3시간여에 걸친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11월 서울에서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 등에 이어 (일본 쪽과) 심도있는 협의를 가졌다. 가능한 조기에 서울에서 이시카네 국장과 다시 만나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회담이 올해 안에 열리느냐는 질문에는 “연말이니까, 올해 안에 하기는 어렵지 않겠나 싶다”며 사실상 회담이 내년으로 미뤄졌음을 인정했다. 그는 구체적인 협의 내용과 논의의 진척 상태에 대해선 “상세한 내용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시카네 국장도 일본 기자들과 만나 “위안부 문제는 조기 타결을 위해 서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지만,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2일 서울에서 만나 “가능한 조기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후에도 이 문제의 올해 안 해결을 강력히 희망해 왔지만, 사실상 어렵게 됐다.
우려되는 것은 이후 일정이다. 한국에선 내년 4월에 총선, 일본에선 여름께 참의원 선거가 열린다. 위안부 문제는 양국의 국민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선거를 앞둔 양쪽 정부가 극적인 타결안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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