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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미-일 MD 최강…한국 사드 추가땐 동북아 군비경쟁 ‘격랑’

등록 2016-02-01 19:55수정 2016-02-01 21:27

미-일 MD로 본 한-미 MD 예측

일본형 MD, 최대 10조 투입
이지스함·패트리엇 포대 등
미국 맞먹는 감시·요격 구축
한국형 MD, 사드배치 압박속
일본보다 더 많은 비용 예상

미-일, 10년전부터 정보공유
한국 결합땐 ‘한·미·일 MD동맹’
지난달 28일 오후 8시 반. 짙은 어둠이 내려 앉은 도쿄 이치가야 방위성 부지 안으로 거대한 국방색 트럭들이 연달아 들어가는 모습이 관찰됐다. 적의 탄도미사일을 지상 15~40㎞ 높이의 마지막 단계에서 요격하는 자위대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 발사장치를 탑재한 차량들이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날 밤 9시 뉴스에서 방위성 운동장에 이 발사장치를 설치하는 자위대원들의 모습을 전국에 중계했다.

일본의 이런 미사일 방어(MD·엠디) 역량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막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미국이 20여년 전부터 ‘중국 견제’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일본의 엠디 역량을 강화하는데 나서고 있다. 현재 두 나라는 일본에서 정보 수집에서부터 지휘, 요격까지 사실상 엠디를 통합 운영하는 단계에까지 나아갔다.

올해 안에 한국도 한-미간에 따로 운용되는 엠디 체계를 미군의 데이터 교환 네트위크 ‘링크-16’을 통해 연결·연동하기로 하면서, 미-일이 주도해 온 엠디에 참여하기로 사실상 결정한 상황이다. 미-일 엠디 통합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은 한국의 미래 엠디를 예측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미국의 엠디 체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국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던 1995년 ‘미·일 탄도미사일방위 공동연구’ 때부터다. 일본 내 검토 작업에 기름은 부은 것은 1998년 8월 북한의 대포동 1호 발사였다. 이어 2003년 12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은 상층 방어엔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 하층 방어엔 패트리엇-3 미사일을 사용한다는 일본형 엠디의 기본 골격을 확정했다.

엠디 체계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 적의 탄도미사일을 탐지 및 추적하는 눈에 해당되는 레이더, 둘째는 관련 정보를 분석해 요격 지시를 하달하는 두뇌 기능을 하는 작전통제소, 셋째는 실제 공격해 들어오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타격하는 요격체다.

현재 일본은 교토의 교가미사키 등에 일본이 자체 개발한 FPS-3 레이더 7기, 니가타현 사도시 등엔 이보다 더 성능이 강화된 FPS-5 레이더 4기를 배치하고 있다. 또, 공고·초카이·묘코·기리시마 등 4척의 이지스함에 적의 탄도미사일을 150㎞ 이상의 상층에서 요격하는 SM-3미사일 체계를 장착했고, 2척의 이지스함(BMD형)을 추가 건조하고 있다. 하층 방어를 위해선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대도시 주변에 16개(예비 포대 2개를 합치면 총 18개)의 패트리엇-3 포대를 배치해 두고 있다. 이 감시·요격 장비들은 항공자위대의 자동경계관제시스템(JADGE)을 통해 통합 관리된다.

양국의 엠디 전력은 링크-16을 통해 연결돼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첫걸음은 양국 군 당국간 의사소통을 위한 조직 창설이었다. 미-일은 2005년 10월 미-일 안전보장협력위원회(2+2회의)에서 도쿄의 요코다 미군 기지에 미-일 공동통합작전조정센터(BJOCC)를 설치하기로 합의한다. 이후 양국은 2007년 5월 2+2 회의에서 “BMD 운용정보 및 관련 정보를 직접·상호적·실시간으로 상시 공유하도록 확약한다”고 합의한다. 이 작업은 일본 엠디의 두뇌인 자동경계관제시스템(JADGE)를 관리하는 항공자위대 항공총대사령부가 2010년 3월 요코다로 이전을 끝내면서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이 결합되면 한국의 레이더와 이지스함이 포착한 북한 핵과 미사일 관련 정보가 미·일에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이는 한-미-일 3각 엠디 체계가 통합으로 가는 첫단계에 들어서는 것을 의미하며, 그런 만큼 주변국을 자극해 군비 경쟁을 심화시킬 위험성도 커지게 된다.

현재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감지되면 이를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일본의 패트리엇-3보다 한 단계 낮은 패트리엇-2에 의한 한국형 엠디(KAMD)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이 미-일 엠디에 편입되는 길을 택하면서 앞으로 이 전력을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하라는 요구를 받을 전망이다. 실제, 국방부는 미국으로부터 패트리엇-3 구입을 확정하고 2017년 배치를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다 탐지·추적·요격까지 훨씬 더 높은 통합성을 요구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까지 한반도에 배치된다면 미-일 엠디 체계로의 통합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로 인해 한국이 떠안아야 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이다. 일본 정부가 2008년 엠디 구축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힌 예산 규모는 8000억엔~1조엔(8조~10조원) 수준이었다. 한국은 당시 일본보다 엠디 구축을 위한 기초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으니,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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