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무라 긴이치(63) 일본 군사정보전략연구소 소장
니시무라 긴이치 일 군사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인터뷰
“패트리엇-3 먼저 도입해 점차적으로 사드 연구 이어가야”
“패트리엇-3 먼저 도입해 점차적으로 사드 연구 이어가야”
니시무라 긴이치(63) 일본 군사정보전략연구소 소장(전 자위대 정보분석관)은 일본의 초기 미사일방어(MD·이하 엠디) 정책 연구에 실제 참여했던 군사 전문가다. 엠디 찬성론자인 니시무라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한국이 아닌 미국을 위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엠디를 통해 동맹 간의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단 패트리엇(PAC)-3를 도입하면서 (사드) 관련 연구를 지속해 가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했다.
-한국이 미-일 엠디에 편입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본의 경험은?
“1990년대 중후반 중령 시절에 엠디 업무에 관여한 적이 있다. 처음엔 일본도 엠디가 뭔지 몰라 1995년부터 검토를 시작했다. 그 무렵 방위청(현재 방위성)이 우려한 것은 엠디를 하면 (예산 부담으로) 자위대의 통상 전력을 정비해 나가는데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런 고민의 결과 일본에선 이지스함의 SM-3와 지상의 패트리엇-3를 도입하기로 결정됐다. 패트리엇-3는 적의 탄도미사일도 떨어뜨릴 수 있지만, 항공기도 격추할 수 있어 통상의 방공 시스템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지스함도 적의 탄도미사일에 대비할 수 있지만 해상 경비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일본의 엠디는 완전한가?
“그렇지 않다. 북한의 수발의 탄도 미사일에는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국의 100~200발 정도 되는 탄도 미사일이 날아오면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본의 엠디 구축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어떤 역할을 했나?
“일본에선 1995년부터 통합적인 조사연구가 시작됐다. 그러던 중에 타이밍이 좋게 북한이 노동이나 대포동 등 미사일 실험을 했다.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도움이 됐다.”
-한국에 사드는 필요할까?
“기본적으로 미국을 위한 것이라고 본다. 일본의 경우 탄도미사일이 날아오면 저고도는 패트리엇-3, 고고도는 SM-3으로 잡는다. 일본에 이것을 넣으면 효용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 한국을 위해 사드를 도입한다면 이런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어느 정도까지 소형화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스커드 미사일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경우 대포동 같은 중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야 한다. 이 경우 일반적인 포물선이 아니라 수직 방향으로 급격한 포물선을 그리게 쏴야 한다. 과거 러시아가 이 같은 방식으로 (탄도미사일을) 쏜 적이 있다. 이 경우엔 (적의 미사일을 고도 40~150㎞에서 요격하는) 사드가 한국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개 미국을 위한 것(중국에서 주일 미군기지를 향해 쏘는 미사일 방어용)이라고 본다.”
-일본에 배치된 패트리엇-3포대는 16개다. 모두 대도시 중심에 배치돼 있다.
“그렇다. 일본 전체를 막을 순 없다.”
-일본이 가진 BMD 이지스함 4척으로 전부 커버가 되나?
“현재 가진 4척으로 일본해(동해)에 2척, 동중국해에 2척을 배치하면 대응이 된다. 그러나 배는 수리를 하거나 교체를 해야 한다. 그럼 1척, 1척 태세가 된다. 그래서 현재 2척을 추가 건조 중이다.”
-한국의 엠디 갈등을 보면?
“한국의 위협은 일단 북한이고, 저 너머 중국도 있다. 한국을 북의 위협에서 지켜주는 것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다. 엠디는 동맹이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동맹 간의 신뢰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한국도 (국내 반대 여론이 있으면) 처음부터 사드를 하지 말고 패트리엇-3를 도입해 점차적으로 사드 도입을 위한 연구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물론 한국이 사드를 받아들인다면 중국으로부터 경제적인 여러 압력을 받을 수 있고, 군비경쟁을 촉발하는 측면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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