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참의원 선거 앞두고
북 미사일 불안감 부추겨
‘집단적 자위권’ 정당화 노림수
북 미사일 불안감 부추겨
‘집단적 자위권’ 정당화 노림수
일본 방위상이 미사일방어(MD·엠디) 체제의 한축을 담당하는 요격 미사일인 패트리엇(PAC)-3의 설치 장소를 공개했다. 일본 정부가 도쿄 주변의 패트리엇 미사일 설치 장소를 밝히면서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패트리엇(PAC)-3을 도쿄의 이치가야 주둔지, (사이타마현) 아사카, (지바현) 나라시노 등에 배치하고 있다. 북한이 예고 없이 어떤 도발 행동으로 나올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지금까지 탄도미사일의 발사 일시나 비행체의 낙하 해역을 국제기관에 통보하지 않았고, 미사일을 실제로 쏠지 말지도 분명치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해 (방위성이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파괴조치명령을 내렸는지 여부나 이지스함의 (대비) 태세 등 이 이상의 것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카타니 방위상의 이번 발언은 북한 미사일의 위협을 강조해 엠디를 매개로 한 미-일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올 여름 참의원 선거의 최대 쟁점인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정당화하려는 노림수로 해석된다. 실제 방위성은 지난달 28일 밤 이치가야 방위성 청사 안으로 패트리엇-3의 발사 장치를 실은 트럭이 들어오는 모습 등을 공개했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일본 언론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반응을 중계한 바 있다.
이에 견줘 한국에선 패트리엇의 배치 장소를 고도의 군사기밀로 취급한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을 경우 서울과 주변 지역에 배치된 패트리엇-2 미사일의 위치가 공개되지 않도록 한다.
일본 엠디는 탄도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이지스함의 SM-3와 지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요격하는 패트리엇-3 미사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패트리엇-3 미사일은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대도시 주변에 18개 포대가 배치돼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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