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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과녁 이탈한 ‘3개의 화살’ 아베노믹스 사실상 파탄?

등록 2016-02-16 20:03수정 2016-02-16 20:58

금융완화·재정·성장전략 정책
수출증대·임금상승 기대 못미쳐
‘경제 60%’ 소비, 아베노믹스 발목
저임금 비정규직 급증도 한몫
일 언론들 앞다퉈 불길한 전망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시행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본 경제가 2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해 온 ‘아베노믹스’가 사실상 파탄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16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에 견줘 0.4% 감소(연 환산 1.4% 감소)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아베노믹스의 불길한 전망을 앞 다퉈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국내 소비와 설비투자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 경제마저 불안해져 아베노믹스가 곤경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도 차갑게 식은 소비가 경제의 선순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하며 “아베노믹스가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고 짚었다. 아베노믹스는 △새로운 차원의 금융완화 △기동적인 재정정책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하는 성장전략이라는 3개의 정책 묶음(일본 정부는 ‘3개의 화살’이라고 함)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단연 두드러지는 것은 2013년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취임과 함께 시작된 과감한 금융완화였다. 일본 정부는 금융완화를 통해 엔저를 유도하면, 수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실적이 개선돼 결국엔 경제 전반에 투자 증가와 임금 상승이라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했다. 금융완화로 아베 총리가 집권할 무렵 1만선에 머물던 닛케이지수는 2015년 7월 한때 2만선을 넘었으며, 도요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잇따라 갱신했다. 아베노믹스는 성공하는 듯 보였다.

이런 아베노믹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일본 경제의 60%를 점하고 있는 소비의 부진이다. 아베 정권은 그동안 경영계에 기본급을 포함한 임금 인상을 강력히 요청해 왔고, 이는 부분적으로 현실화됐다. 그러나 지난 8일 공개된 후생노동성의 노동통계조사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하고 있다. 2014년 4월 단행된 소비세율 인상(5%→8%)과 엔저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의 여파로 지난해 실질임금이 0.8%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무려 4년째 감소 행진이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것이 일본 고용구조의 악화다. 일본에서도 한국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의 도입으로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이 급증하고 있다. 총무성의 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는 215만명이 늘었지만, 같은 기간 정규직은 오히려 20만명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일본의 실업률은 3%로 사회 전체적으론 일손이 부족한 상태지만 새로 생기는 일자리의 대부분은 저임금 비정규직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 등 신흥국 경제가 침체를 겪으면서 기업실적마저 급격히 악화됐다. 최근 <아사히신문>은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경상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에 견줘 2~3분기 땐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7% 증가한 바 있다. 아베노믹스의 남은 성과는 연기금 등을 투입해 아슬아슬하게 떠받치고 있는 닛케이지수뿐이다.

일본은행은 시중은행들이 예치한 일부 당좌예금에 오히려 0.1%의 수수료를 받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16일부터 시행했다. 일본은행의 이번 정책은 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대출 금리나 보험료 등에 다양한 파급 효과를 끼치는 것이어서 애초 기대한 소비 진작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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