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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요양시설서 노인 학대·살인까지…‘초고령’ 일본사회 충격

등록 2016-02-17 19:53수정 2016-02-18 13:49

두 달간 노인 3명 잇단 추락사
20대 직원이 저지른 것 드러나
간호 업무 불만…동기 수사중
2014년 학대사고 전년보다 35%↑
“(희생자 가운데 한명인) 우시자와는 (간호에)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었다.” “(노인을 간호하는 일은) 기분이 나쁘다.”

노인들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기 위해 들어가는 ‘노인홈’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으로 일본 사회가 ‘패닉’에 빠졌다. 사건 현장은 2014년 11월부터 두달간 노인 3명이 잇따라 건물에서 떨어져 숨진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의 노인홈 ‘에스아미유’였다. 애초 단순한 안전사고로 여겨졌던 사건은 이 시설의 직원인 이마이 하야토(23)가 저지른 살인 사건인 것으로 일본 경찰조사 결과 밝혀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이마이가 평소 자신이 돌보는 노인들과 노인 간호 업무에 대해 여러 불만을 털어놨다는 사실을 전하며 “이같은 불만이나 초조함이 이번 사건의 동기와 연결됐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 1월 현재 만65살 이상의 인구가 3404만명(전체 인구의 26.8%)에 이르는 일본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노인들을 위한 양로 서비스다. 한국에선 부모의 노후를 살피는 일이 아직 자식 등 가족의 부담으로 남아 있지만, 일본에선 이미 복지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해 있다. 일본에선 출산·육아 휴직처럼, 부모들을 위한 간호 휴직(개호 휴직)이 보장돼 있고, 부모를 돌보기 위해 아예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같은 구직 포기자들이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말 발표한 아베노믹스의 2기 정책의 하나로 양로시설을 늘려 간호 휴직자를 없애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노인시설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학대’ 사고 등에 대해 주목했다. 현재 일본의 유료 노인홈은 수요 폭증으로 2014년 현재 10년 전에 견줘 약 10배나 증가한 상황이다. 그러나 그에 맞는 직원들의 교육 등 인프라 정비는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발표된 후생노동성 조사를 보면, 2014년 현재 시설내 학대는 300건에 달해 전년보다 35.7%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학대의 가장 큰 원인은 직원들의 경험 부족으로 인한 실수(62.6%)였고, 직원의 스트레스와 감정 조절 실패(20.4%)가 뒤를 이었다. 노인 학대의 또다른 어려움은 치매 노인의 경우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데 있다.

<아사히신문>은 “직원이 노인들을 학대할 경우 신고를 받은 지자체가 조사를 해도 사실 유무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30%쯤 된다”고 전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현재 드러난 노인 학대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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