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학자 세키 레이코
인터뷰/환경사회학자 세키 레이코
이주지 정착될만한데 돌아가라니
주민들 입장에선 새로운 시작
돌아가려 해도 정부 이상한 결정
옛마을을 폐로 위한 전진기지화
이주지 정착될만한데 돌아가라니
주민들 입장에선 새로운 시작
돌아가려 해도 정부 이상한 결정
옛마을을 폐로 위한 전진기지화
세키 레이코(49) 릿쿄대학 교수(사회학)는 환경오염이 주민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연구해 온 환경사회학자다. 그는 3·11 참사 이후 후쿠시마현 나라하마치 주민들을 상대로 한 심층설문 조사를 벌인 바 있고, 지난해엔 원전 사고로 주민들이 받은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 <살아가는 시간의 패러다임>이라는 책을 엮어냈다.
-일본 정부의 귀환 정책의 기본 노선은?
“일관되게 전원이 고향에 귀환하도록 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현재는 조금 방향 전환을 해 (귀환곤란 지역에선)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국가가 지원을 너무 많이 하면 귀환이 힘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현재는 이를 끊는 정책을 진행 중이다. 나라하마치는 조기귀환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지역이기 때문에 정부가 귀환의 성공을 위해 여러 절차를 서둘러왔다.”
-주민들의 상황은 어떤가?
“5년 동안의 피난 생활 속에서 여러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실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피난 생활 중에 이지메를 겪거나 성적이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어가며 겨우 생활에 안정을 찾았다. 이런 상황에서 귀환은 지금까지 피난 생활의 ‘리셋’(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된다. 정부는 귀환이 끝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주민들 입장에선 새로운 시작이 된다.”
-세대간 생각의 차이가 상당한 것 같은데.
“피난 전에 3대가 함께 살던 가족이 있다. 그런데 피난지의 가설 주택은 좁다. 그럼 가족들이 점점 작게 나뉘어 살게 된다. 노인들은 돌아가고 싶겠지만, 아이들의 상황은 다르다. 일부 피난민들은 피난 1년차부터 젊은 우리들은 돌아가지 못한다고 말했었다. 그게 현실이 되고 있다.”
-귀환 정책은 성공할까?
“주민들이 돌아가려 해도 그렇게 할 수 없게 만드는 결정들이 나오고 있다. 나라하마치 바로 옆의 도미오카에 있던 산업폐기물 처리장에 방사능 지정 폐기물 최종 처분장이 들어선다. 마을 곳곳에 제염 폐기물도 놓여 있다. 마을은 이미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를 위한 전진 기지가 되어 있다. 편의점이나 작은 슈퍼가 생기지만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아니라 폐로 작업원들이 이용한다. 주민들이 돌아와도 자신이 살던 예전의 고향은 아닌 것이다. 많은 주민들이 실제 고향에서 마음이 많이 떠나 있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관련기사
▶“정부는 안전하다지만 젊은이들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
▶피폭 15개월 뒤 흰 반점…“축산 40년에 이런 일은 처음”
▶아베정부, 피난민 지원 하나둘 끊으며 귀환 압박
▶“정부는 안전하다지만 젊은이들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
▶피폭 15개월 뒤 흰 반점…“축산 40년에 이런 일은 처음”
▶아베정부, 피난민 지원 하나둘 끊으며 귀환 압박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