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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조선인 추정 희생자 유골 따로 추려 분향

등록 2016-03-13 19:56

12일 도쿄 스미다구 도쿄도위령당 내 납골당에서 도쿄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 관계자들이 1945년 3월 도쿄 대공습 때 숨진 조선인들을 위해 분향하고 있다.
12일 도쿄 스미다구 도쿄도위령당 내 납골당에서 도쿄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 관계자들이 1945년 3월 도쿄 대공습 때 숨진 조선인들을 위해 분향하고 있다.
현장 l 3·10 도쿄대공습 71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모식

도쿄대공습 사망자 10만명 추정
일 시민사회, 2005년말 조선인 조사
조선사람 추정 이름 50명 확인
그나마 작년말 조사단 조직 해체
“우리 동포들의 유골은 이쪽에 있습니다.”

12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 아미요코초 공원 내에 마련된 도쿄도 위령당. 위령당 건물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납골당의 문을 여니 문득 싸늘한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재일동포 윤벽암(도쿄 국평사 주지) 스님이 제단 앞으로 나가 독경을 외우자, 총련계 재일동포들과 도쿄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 소속 일본인들이 자연스럽게 한줄로 늘어서 분향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름으로 볼 때 조선인임이 분명한 것으로 보이는 희생자들의 유골함.
이름으로 볼 때 조선인임이 분명한 것으로 보이는 희생자들의 유골함.
1945년 3월10일 미국이 감행한 도쿄대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여명으로 추정되지만, 이 가운데 얼마나 많은 조선인들이 포함돼 있었는지는 전후 수십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세간의 관심 밖에 있었다. 이들의 죽음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은 이일만 조사단 사무국장과 이들을 후원하는 일본 시민사회였다. 이들은 2005년 말 도쿄 지요다구 일본교육회관 도서관에서 1974년 3월 미노베 료키치(1904~1984)가 도쿄 도지사 시절 작성한 <전후 30년-도쿄도 위령당에 잠든 전재사자(戰災死者)> 명부를 찾아냈다. 조사단은 이 명부 속에서 창씨개명은 됐지만 조선 사람의 이름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이름 50개를 확인하게 된다.

당시 조사를 주도했던 이일만 국장이 향단의 오른쪽 아래편에 정리돼 있는 유골함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여길 보세요. 이분은 성이 도바리(戶張兼吉)라고 읽히네요. 아마 장씨였을 겁니다(이 경우 이름은 장겸길이 됨). 동포로 추정됩니다. 애초 일본인들 유골 속에 섞여 있던 것들을 조사단이 찾아내 이쪽으로 따로 모았죠.”

도쿄도 위령당에 조선인들의 유골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한 조사단은 2007년부터 매년 2~3월에 도쿄대공습 때 희생된 조선인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도회를 열고 있다. 2008년엔 한국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 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희생자 유족 2명을 초청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후 위원회는 매년 이 행사에 추도사를 보내왔지만, 지난해 12월 이 조직이 해체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한국 정부의 메시지가 없는 행사가 되고 말았다. 이에 견줘 북한에선 ‘조선 일본군 성노예 및 강제연행 피해자문제 대책위원회’가 추도사를 전달해와 현장에서 낭독될 수 있었다.

조사단은 1945년 9월 일본 정부가 파악한 도쿄의 조선인 전재사자 수(4만1300명) 등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공습 때 숨진 조선인이 1만명이라는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일본 학계도 대체로 이 견해를 따른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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