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1%만 “달성했거나 가능”
아베, 3년전 ‘여성임원’ 요청에도
26곳은 여전히 한 명도 임명 안해
아베, 3년전 ‘여성임원’ 요청에도
26곳은 여전히 한 명도 임명 안해
일본 정부가 2020년까지 기업의 관리직 여성의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지만, 이를 실현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21일 일본의 주요 120개 대기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2020년까지 30%’라는 여성의 관리직 등용 목표를 “이미 달성했거나, 달성할 수 있다”고 응답한 회사는 전체의 11%(12개)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목표를 이미 달성한 기업은 여행업계 1곳뿐이었고, 백화점과 금융계에서 9곳이 여성 관리직 비율을 20% 정도까지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70곳(61%)은 달성이 “어렵다”고 답했고, “처음부터 달성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회사도 6곳(5%)이나 있었다.
여성의 관리직 등용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선 “여성 채용자 수가 (처음부터) 적어, 후보자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71%로 가장 많았고, “여성들이 관리직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2%나 됐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3년 ‘여성활약 사회’를 주요 국정 목표로 내걸고 상장 기업들에 적어도 여성 임원 1명을 임명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 가운데 26곳은 여전히 여성 임원을 한 명도 임명하지 않고 있었다. 이 때문인지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남녀평등지수에서 일본은 2015년 현재 전체 145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10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그보다 더 낮은 115위다.
한편, 일본에선 4월부터 국가, 지자체, 종업원이 301명 이상인 기업에선 여성 등용 등에 관해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포함한 행동계획을 만들어 공표할 것을 요구하는 ‘여성활약촉진법’이 시행된다. 일본 정부는 이 법이 도입되면 여성의 관리직 등용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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