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불과 180㎞ 떨어진 대한해협 너머 일본 사가현 겐카이초가 핵발전의 부산물로 생기는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능 폐기물을 10만년 동안 보관하는 최종처분장을 유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기시모토 히데오 겐카이초 정장은 27일치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겐카이초)정이 적합한 지역이라는 의견이 나오면 정민 설명회를 열어 정부와 협의하겠다. (현이 최종 처분장을 수용하는 것도) 선택지의 하나다. 각오를 하고 주민들에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돼 최종 처분장이 실제 들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07년 고치현 도요초에서도 당시 정장이 최종 처분장 유치 응모를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 의견에 밀려 관련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기시모토 정장이 지역민 반대가 불 보듯 뻔한 계획을 밝힌 것은 이 지역에 있는 규슈전력 겐카이 원전 1~4호기 가운데 1호기의 폐로가 결정돼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겐카이초와 같은 지방의 영세 지자체는 원전을 유치할 경우, 지역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막대한 고정자산세, 보조금 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겐카이 원전에서 부산·거제도까지는 불과 160~18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만일 이 지역에서 사고가 나면 한국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경제산업성의 관련 작업팀이 해저에 처분장을 만드는 공법을 제시한 적이 있어, 대한해협 해저에 최종 처분장이 건설될 가능성도 있다.
핵 폐기물의 최종 처분장 문제는 원자력 발전을 이용하고 있는 세계 모든 나라가 직면해 있는 공통 과제다. 일본은 2000년 지하 300m 이하의 공간에 10만년 동안 고선량 방사능 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는 처분장을 건설한다는 기준을 제정했지만, 후보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이 처분장을 건설한 나라는 지금까지 한 곳도 없다. 일본은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빼낸 뒤 그때 나오는 폐액을 고체화해 최종 처분장에 보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폐기물에는 매시 1500Sv(시버트)의 방사선이 방출돼 사람이 가까이 가면 20초 만에 죽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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