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김 대표의 긍정적 발언 소개
‘한국서 대다수 12·28 합의 지지해’ 보도로 빈축도 사
‘한국서 대다수 12·28 합의 지지해’ 보도로 빈축도 사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12·28 합의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는 <아사히신문>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2·28 합의 관련 발언을 뒤늦게 보도하며 “이 같은 현실론이 어디까지 확산될지가 초점”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사히신문>은 28일 김 대표가 지난 26일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와 만나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한 한-일 합의를 빨리 이행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소개한 뒤 “한국에선 합의에 대한 비판이 뿌리 깊은 상황이지만, 일·한 정부는 합의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 총선거에서 승리해 발언력이 강해진 야당 내에서 이 같은 ‘현실론’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초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27일치에서 “이 당(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때는 공약으로 일-한 합의 철회와 재교섭을 요구했었다”고 전한 뒤 김 대표의 발언이 당의 공식 입장과 거리가 있어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는 한국 언론의 전망을 덧붙이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이어 김 대표가 3월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만나 “국가간 교섭한 것으로 현 시점에서 그 결과를 수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한 발언도 소개하며, 12·28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이 김 대표의 소신임을 각인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신문은 1990년대엔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처음 공식적인 자리에서 밝힌 김학순 할머니의 인터뷰, 위안부 제도를 만드는데 일본 정부가 직접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단독 보도하는 등 일본 사회가 위안부 문제를 ‘올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많은 보도를 해왔다. 그러나 2014년 8월 제주도에서 일본 정부가 여성들을 납치하듯 끌고 갔다는 취지의 요시다 세이지(사망)의 증언과 이에 근거한 보도가 잘못됐음을 인정한 뒤 일본 각계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당한 바 있다.
이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신문의 보도가 보수적으로 바뀌었고, 12·28 합의 이후엔 한·일 양국이 협력해 이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12·28 합의가 이뤄진 직후엔 한국 내의 엄청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대다수가 합의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해 빈축을 산 바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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