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분석
시장점유율도 34.2%로 하락 예측
기술혁신 통한 시장 확대 “이젠 한계”
‘쓸 만한 중저가폰’ 중국업체 약진
시장점유율도 34.2%로 하락 예측
기술혁신 통한 시장 확대 “이젠 한계”
‘쓸 만한 중저가폰’ 중국업체 약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올해 단말기 출하 대수가 사상 최초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마트폰 관련 기술이 평준화돼 기술혁신보다 가격경쟁이 중요한 범용시장으로 변했고, 중국업체들이 이 빈틈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이 지난해 3억3000만대, 2위 애플은 2억3000만대의 단말기를 각각 출하했지만, 올해는 두 업체의 출하대수가 사상 최초로 지난해 실적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47.0%를 기록한 뒤 꾸준히 줄어 지난해 38.9%까지 떨어졌다. 올해 점유율은 34.2%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이 신문의 전망이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에이치에스(ISH)의 조사 내용과 여러 증권사들의 시장예측치, 부품·설비업체 등에 대한 취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해 온 애플은 지난 가을 내놓은 주력제품 ‘아이폰6s’의 판매가 부진해 올 상반기 출하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가을 내놓을 차세대 주력 모델에 대해서도 “큰 폭의 기능 확충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시장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저가폰에서 고가폰까지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영향받기 쉬운” 약점으로 지목됐다. 신문은 특히 “삼성은 눈앞의 수익성을 중시해 가격대별로 기종 수를 줄이고 있는데 이것이 판매부진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원인은 스마트폰 시장의 구조적 변화다. 시장의 기술이 이미 성숙돼 더 이상 ‘기술혁신’을 통한 제품 차별화를 내세우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삼성과 애플은 데이터 처리 능력 향상이나 고화질 디스플레이 등의 기능 개선을 통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텔레비전, 컴퓨터 같은 디지털 제품은 기술이 성숙돼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후발 메이커들이 늘어 가격경쟁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전 아날로그 전자제품 시장에서 절대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던 소니 등 일본의 저명한 전자업체들은 시장의 디지털화와 함께 진입 장벽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회사의 존망을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것은 쓸만한 평균적인 제품을 저가에 내놓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때문에 중국업체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출하대수가 지난해에 견줘 20~30% 늘어난 1억30000만대, 샤오미·레노보 등까지 합친 중국 상위 10대 업체의 출하대수는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5억5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중국 국내 수요 외에 동남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국 시장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2018년께엔 중국업체들의 스마트폰 출하대수가 세계 전체의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