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이세신궁 간 G7정상들 참배는 안해

등록 2016-05-26 19:43수정 2016-05-26 21:59

일본서 정상회의 첫날

일본침략 정당화 활용 ‘보수의 상징’
아베, 꼴찌 도착 오바마 각별 대접
오바마 “북한은 중기적 위협”
언론 “히로시마 행사에 피폭자 참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첫 행사가 열린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 이세신궁으로 가기 위해 흰색 전통의상을 입은 궁사의 안내를 받으며 우지교를 건너가고 있다. 이세시마/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첫 행사가 열린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 이세신궁으로 가기 위해 흰색 전통의상을 입은 궁사의 안내를 받으며 우지교를 건너가고 있다. 이세시마/AFP 연합뉴스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첫 행사는 일본의 건국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기리는 이세신궁 방문이었다. 아베 총리는 26일 신사 정문인 우지교 앞에서 각국 정상들을 맞이했다. 공원 한쪽에서는 하늘색 제복을 갖춰 입은 신궁부속유치원 어린이 46명이 7개국 국기와 유럽연합(EU) 깃발을 흔들며 정상들을 환영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시작으로 신사에 도착한 정상들은 아베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흰색 전통의상을 입은 궁사의 안내를 받으며 우지교를 건너 신사로 입장했다. 아베 총리는 가장 늦게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다리를 건넜다.

이세신궁이 도쿄의 야스쿠니신사처럼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시설이라 단정짓긴 힘들다. 그러나 한때 일본의 주변국 침략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를 제공한 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각국 정상들의 이세신궁 방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영국 <가디언>은 ‘국수주의적(nationalistic) 신사 방문에 대한 우려’라는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자신의 보수적 정치 어젠다를 홍보하기 위해 활용하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된다”고 지적했고, 일본 누리꾼들도 이번 결정에 일본 최대의 우익단체인 ‘일본회의’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쏟아냈다. 가와무라 야스히사 외무성 외무보도관은 “이세신궁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문화, 전통의 풍부함을 보여주는 장소”라며 다른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강조했다.

신사에 도착한 정상들은 산슈덴(참집전)에 모여 인사를 나눈 뒤 앞마당에 신궁의 상징인 삼나무를 기념식수했다. 이어 일왕가의 선조라 전해지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의 신체(神體·거울)가 모셔진 내궁의 정궁까지 800m 정도를 걸어 이동했다. 각국 정상들은 정궁으로 올라서는 계단 중턱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지만, 안으로 들어가 참배하지는 않았다.

신궁 방문 뒤 각국 정상들은 본격적인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일정에 돌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우리 모두에게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임박한 위험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중기적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국제문제에 “무지하다”며 많은 세계 정상들이 이런 트럼프에 대해서 당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의 의장인 아베 총리는 점심식사 뒤 진행된 첫 섹션에서 “현재 세계경제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기 전과 닮은 상황이다. 정책 대응을 잘못하면 위기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27일 발표되는 공동선언에 이러한 세계경제 상황에 대한 주요국들의 단합된 입장이 포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본 언론들은 또 27일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행사에 피폭자 4명과 또다른 피폭지인 나가사키의 시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피폭자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전망”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미-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히로시마 방문 목적에 대해 “2차대전에서 숨진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한국인·조선인 피폭자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세시마/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