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방일’ 반응 대조
마이니치 “미국의 입장 바뀌지않아”
뉴욕타임스 “일본 전쟁책임 확인”
아베 진주만 답방할지도 관심
마이니치 “미국의 입장 바뀌지않아”
뉴욕타임스 “일본 전쟁책임 확인”
아베 진주만 답방할지도 관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미국과 일본 양쪽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으나, ‘사죄’를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대조적인 반응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각)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첫 원자폭탄 사용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히로시마 방문에서 핵무기의 종언을 촉구했다”며 “임기를 수개월 앞둔 대통령이 군축과 비확산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왔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도 이날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사과를 하지 않았고, 전쟁에 대한 책임은 일본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을 전쟁의 희생자로 묘사하면서 역사를 새로 쓰려는 것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방문이 일본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핵 없는 세계’라는 이상 구현을 위해 이뤄졌음을 적극 평가한 셈이다.
반면, 일본 언론들은 결국 ‘사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8일 히라오카 다카시(89) 전 히로시마 시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계를 언급했지만, 손 놓고 기뻐해선 안 된다. 미국이 ‘원폭투하는 정당했다’는 자세를 여전히 바꾸지 않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소개했다. <아사히신문>도 “피폭자들 사이에서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는 아니더라도, 핵무기를 사용한 것은 잘못이었다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점이 언급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실망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일부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핵무기 철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핵 철폐로 가는 길은 멀어졌다”는 제목을 뽑기도 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의 하와이 진주만 답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5일 미-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현재 계획은 없다”고 분명히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 내에선 “전쟁에서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것 만이라면 (진주만 방문도) 문제될 게 없다”는 견해도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대해 후회를 의미하는 ‘회오’(悔悟)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 자신이나 그를 지지하는 보수층은 진주만 공격이 미국의 석유 금수조처를 타파하기 위한 ‘자위전쟁’이었다는 견해가 강해, 방문이 실현될 지 는 불확실한 상태다.
도쿄 워싱턴/길윤형 이용인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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