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건강한 이들의 소변에서 1300개 물질 추출
양쪽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는 10여개 물질 확인
양쪽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는 10여개 물질 확인
일본에서 소변 내의 특정 성분을 통해 건강한 사람과 유방암·대장암 등 일부 암 환자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간단한 소변 검사로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진단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 히다치제작소와 스미토모상사 등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변 내 대사물질의 양을 분석해 건강한 이들과 유방암·대장암 등을 식별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이 기술이 확립되면 혈액 검사 없이 간편한 소변 검사만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기술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먼저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 유방암 환자, 대장암 환자 각각 15명으로부터 소변을 채취했다. 이어 이들의 소변에 포함돼 있는 1300여개의 노폐물(대사물질)을 추출해 건강한 이들과 암 환자들 사이에서 함유량에 큰 차이를 보이는 10여개 물질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들 10여개 물질을 함유량에 따라 신체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메이커’(biomaker)로 보고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히다치 등은 보도자료에서 “앞으로 이들 물질과 암 사이의 관계를 상세히 조사해 소변을 이용해 간단히 암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검사법을 확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언론들도 이번 발견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마이니치신문>은 “현재는 기초 연구 단계로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수일 정도가 걸리지만, 앞으로는 검사 키트를 통해 바로 결과를 알 수 있게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카이리 미노루 히다치 기술고문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암 조기 발견뿐 아니라 치료 후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데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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