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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현민대회는 작은 차이 버리고 대의를 모으는 것”

등록 2016-06-19 17:01수정 2016-06-19 20:25

나카자토 의원, 2007년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대회 개최 주도
“아베 총리, 역사왜곡 이유는 ’아름다운 일본’에 대한 욕심 때문”

오키나와인들은 ‘우치난츄’(오키나와어로 오키나와인이라는 뜻)에게 비참한 사건이 벌어지거나 섬의 안전이 위협 받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면 섬 사람 모두가 모여 의사를 밝히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왔다. 나카자토 도시노부(79·사진) 중의원 의원은 현 의회 의장이던 2007년 9월 오키나와 전쟁의 가장 큰 비극인 ‘집단자결’ 사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교과서 검정의견 철회를 요구하는 현민대회를 주도한 바 있다.

-오키나와 역사의 분기점마다 현민대회가 열린다.

“1995년 미군 병사 3명이 12살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 이후 8만5000명이 모여 현민대회를 연 것이 대표적이다. 내가 현 의회 의장이던 2007년 9월에도 대규모 대회를 열었다. 당시 아베 1차 정권이 오키나와 전쟁의 가장 큰 비극인 집단자결(일본군의 강요로 오키나와인들이 가족들을 죽이고 집단자살한 사건)에 대해 ‘일본군의 관여’와 관련된 기술을 삭제·수정하라는 검정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군이 저지른 커다란 3개의 잘못인 난징대학살, 위안부 문제, 오키나와 집단자살 문제를 역사에서 지우거나 거짓으로 속이려 한다. ‘아름다운 일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현민대회는 어떻게 성사됐나?

“정부의 검정 의견이 나온 뒤 오키나와의 41개 시정촌(기초지자체) 모두에서 검정 의견의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를 했다. 현 의회에서도 같은 결의를 하려 하자 일부 자민당 의원들이 반대했다. 그래서 현의 문교후생위원회가 생존자들의 체험담을 듣기 위해 열흘 동안 곳곳을 다녔지만 ‘이런 꺼림직한 얘긴 아들이나 손자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나는 오키나와 전쟁이 발생했을 때 8살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내가 10분 정도 체험담을 증언했다(그는 당시 일본군으로부터 독이 든 주먹밥으로 3살짜리 여동생과 사촌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랬더니 ‘작은 차이를 버리고 대의를 모으자’고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 자민당에서 공산당까지 사상의 차이를 버리고 ‘올 오키나와’ 정신으로 집회를 연 것이다.”

-일본 본토에선 대중국 억지력 유지를 위해 미군 주둔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달 26일 현 의회에서 처음으로 ‘해병대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해병대는 전쟁이 터지면 적의 영토에 상륙하는 부대다. 지금의 전쟁은 하늘과 바다에서 이뤄져 좀처럼 해병대가 나설 기회가 없다. 오나가 다케시 오키나와 지사와 나는 기본적으로 보수 정치인이고,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인정한다. 그러나 오키나와 미군의 75%를 차지하는 해병대가 현실적으로 오키나와에 주둔할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하에바루(오키나와)/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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