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칼부림 사건이 일어난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에 있는 장애인 시설 ‘쓰쿠이 야마유리원’ 주변으로 경찰이 모여 있다. 사가미하라/AP 연합뉴스
26일 새벽 일어난 일본 사가미하라시의 ‘칼부림’ 사건은 장애인들을 노리고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증오 범죄’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9명을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한 우에마쓰 사토시(26)는 지난 2월까지 이번 참사가 발생한 지적 장애인 생활시설인 ‘쓰쿠이 야마유리원’에서 근무했었다.
그는 시설에서 ‘권고 사직’을 당하기 직전인 2월14일 오시마 다다모리 중의원 의장의 도쿄 나가타초 공관을 방문했다. 첫날엔 공관의 안전요원에게 쫓겨난 우에마쓰는 이튿날인 15일 편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그는 이 편지에 적은 ‘작전 계획’에서 “직원이 적은 야간에 결행한다. 당직 직원들을 결속 밴드로 제압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직원에겐 절대 상처를 주지 않고 신속하게 작전을 결행한다. 2개 시설에서 260명을 말살한 뒤 자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이어 자신을 “최대 2년 동안 감금한 뒤 심신상실에 의한 무죄”로 석방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실제 우에마쓰는 26일 자신이 예고한 방법 그대로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을 보였다. 실제 경찰에서도 “의사 소통이 가능하지 않은 이들을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범행 당시 우에마쓰의 심리를 보여주는 흔적도 있다. 일본 언론들은 우에마쓰로 보이는 인물이 범행이 이뤄진 시간대에 트위터를 통해 “세계가 평화롭기를. 아름다운 일본(beautiful Japan)!!!!”이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옳은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행동이 있을 뿐”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일본의 범죄 심리학자인 데구치 야스유키 도쿄미래대학 교수는 <아사히티브이>에 출연해 “자신의 편지를 유력 정치인에게 전달하는 것은 보통 사상범에게서 보이는 행동 패턴이다. 보통 사람은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를 경우 중간에 멈추게 되지만 우에마쓰는 이를 끝까지 실행한 뒤 경찰에 자수까지 했다. 자신의 행동에 확신을 가진 집요한 인격을 지닌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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