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집단 살인을 저질러 총 19명을 숨지게 한 우에마쓰 사토시(26)가 이튿날인 27일 요코하마 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가미하라/AFP 연합뉴스
지난 26일 일본 사가미하라시에서 벌어진 장애인 집단 살인 사건에 대해 “막을 수도 있는 참사였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저지른 우에마쓰 사토시(26)가 여러 차례에 걸쳐 범행을 예고하고, “장애인들을 말살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거듭해 왔다는 사실을 경찰 등이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게야마 신스케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범죄정신병리학)는 27일치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용의자의 정신적인 문제는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위법 약물 중독에 의해 벌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장기 치료가 필요했고 조치 뒤에도 다시 입원을 시켜 치료를 하는 길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우에마쓰가 지난 2월 장애인에 대한 살인을 예고하는 편지를 중의원 의장 관저에 전했음에도, 구두주의를 주는 데 그쳤다. 우에마쓰는 편지에서 자신의 ‘작전’ 계획을 세세히 적시하면서 실행 뒤 자신에 대해 “감금은 최장 2년으로 하고 그 뒤엔 ‘심신상실에 의한 무죄’로 자유로운 인생을 살게 해달라. 새 이름, 본적, 운전면허증 등 새 삶을 위한 서류와 5억엔의 금전적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까지 담았다. 경찰은 우에마쓰가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고 저항하자 강제입원 조처를 취했고, 대마 양성반응과 ‘망상성 장애’ 등 정신질환 흔적이 확인됐다. 그러나 병원은 3월2일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줄 위험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그를 퇴원시켰다.
우에마쓰는 27일 경찰 조사에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습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대부분은 중증장애인이었다. 지난 2월까지 이 시설에서 일했던 그가 선별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우에마쓰는 경찰 조사에서 “중복 장애인을 도와주고 싶었다. 후회도 반성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갑자기 (가족들과) 이별을 하게 된 유족들에겐 사죄하고 싶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날 오전 요코하마 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는 과정에선 몰려든 취재진을 보고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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