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이후 처음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이 만났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필생의 과업’인 개헌을 위해, 개헌세력의 본격적인 연대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31일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30일 밤 하시모토 전 오사카 시장(전 오사카유신의모임 대표)과 3시간 정도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우익을 상징하는 두 인물이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다. 이 자리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마쓰이 이치로 현 오사카유신의모임 대표 등이 동석했다.
아베 총리와 하시모토 전 시장은 정당은 다르지만, 개헌 등 일본 우익의 핵심 의제엔 공통된 철학을 공유해 왔다. <마이니치신문>은 “참의원 선거로 (연립)여당과 오사카유신의모임 등을 더한 개헌 세력이 헌법개정안의 국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개헌 항목이나 이후 논의 방법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자민당 등 연립여당은 참의원에선 독자적으로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오사카유신의모임 등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주변에 “개헌을 하게 되면 하시모토 전 시장과 같은 돌파력이 필요하다. (하시모토 전 시장의 돌파력은) 좀처럼 흉내 낼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해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인 오카다 가쓰야 민진당 대표는 차기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30일 당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당 지지율 등이)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새 사람이 (당을) 짊어지고 가는 게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는 뜻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차기 대표선거가 오카다 대표와 가까운 렌 호 대표대행과 당내 우파로 꼽히는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 사이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 선거에서 마에하라 전 외상이 이기면 오카다 대표가 구축해 놓은 공산당 등 야권연대가 위협 받고,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개헌 움직임에 민진당이 선별적으로 협조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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