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시진핑에 직접 공개제안
항저우G20 때 성사 물밑접촉
항저우G20 때 성사 물밑접촉
24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잡은 중·일이 다음달 항저우에서 정상회담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이 실현되면 중-일 관계는 2014년 말 ‘4개 항목 합의’ 수준으로 회복돼 앞으로 긴장 속에서도 상호 협력을 도모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5일 아프리카 케냐에서 열리는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 참석하기 앞서 일본을 떠나면서 “일·중·한은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큰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 다음달 (4~5일) 중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등의 기회를 이용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직접 시 주석에게 정상회담을 열자는 공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중·일은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현안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선 평행선을 달렸지만, “쌍방의 노력을 통해 해상의 마찰을 잘 관리해야 한다”(왕이 중국 외교부장)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왕 부장은 중-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중국도 검토하고 있다. 우호적인 분위기, 환경이 필요하다”는, 유보적이지만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현재 중국을 방문중인 아베 총리의 외교 책사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 G20에 맞춰 중-일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둘은 2014년 11월 센카쿠열도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이어가던 중-일 관계를 협력 모드로 바꾼 ‘4개 항목 합의’를 이끌어낸 주인공이다. 이 합의로 아베 총리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시 주석과 양국 간 첫 정상회담을 여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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