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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현장] “베트남 피에타상과 소녀상, 전쟁가해 사죄와 반성 본질같아”

등록 2016-08-28 14:25수정 2016-08-28 21:27

‘소녀상’ 만든 김서경·김운성 부부 27일 도쿄 강연
한국의 베트남전 책임을 묻는 ‘베트남 피에타’ 소개
“소녀상과 반성않는 일본, 어느게 일본 국격 떨어뜨리나”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왼쪽)·김운성 작가 부부가 27일 도쿄 분쿄구 분쿄구민회관에서 베트남전에 대한 가해 책임과 마주하려는 한국 사회의 노력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왼쪽)·김운성 작가 부부가 27일 도쿄 분쿄구 분쿄구민회관에서 베트남전에 대한 가해 책임과 마주하려는 한국 사회의 노력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27일 오후 6시30분, 도쿄 분쿄구 분쿄구민회관 2층 회의실.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주인공인 김서경(51), 김운성(52) 작가가 ‘베트남 피에타와 소녀상-자국의 가해와 어떻게 마주할까’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엔 소녀상에 대한 일본 사회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150여명의 시민들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지난해 1월 도쿄 네리마구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 때 일본에서 처음 전시됐던 소녀상이 김씨 부부 옆에 앉아 강연을 함께했다.

그러나 이날의 중심 주제는 소녀상이 아닌 ‘베트남 피에타’를 통해 자신의 가해 책임과 마주하려는 한국 사회의 노력이었다. 김운성씨는 베트남 피에타를 만든 이유에 대해 “베트남전쟁을 잘 알진 못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어떤 원한관계나 영토문제가 없는 나라였다. 베트남에 평화기행을 가서 그곳에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왼쪽)·김운성 작가 부부가 27일 도쿄 분쿄구 분쿄구민회관에서 베트남전에 대한 가해 책임과 마주하려는 한국 사회의 노력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소녀상은 이날 연단 옆에 설치됐다.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왼쪽)·김운성 작가 부부가 27일 도쿄 분쿄구 분쿄구민회관에서 베트남전에 대한 가해 책임과 마주하려는 한국 사회의 노력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소녀상은 이날 연단 옆에 설치됐다.
김씨가 방문한 베트남 마을의 원한비·증오비 등엔 당시 한국군에 의해 학살된 이들의 명단이 적혀 있었다. “베트남 말로 (이름을 짓지 않은) ‘0살 아가’ 등이 적혀 있었다. 엄청난 슬픔을 느꼈고, 너무 미안했다. 뭔가 사죄와 반성을 해야 한다는 뜻에서 베트남 피에타상을 만들게 됐다.” 이들 부부는 지난 4월 베트남전 책임규명을 위해 발족한 ‘한·베 평화재단’과 함께 가로세로 각 70㎝, 높이 150㎝의 피에타상을 만들어 공개했다. 재단과 부부는 앞으로 이 상을 베트남 현지에 설치할 예정이다.

일본 시민들은 이에 대한 한국 사회의 저항은 없는지 등을 물으며 이들의 활동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일본 정부가 집요하게 철거를 주장하는 소녀상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아베 정권은 소녀상이 일본에 해를 가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진정 일본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게 일본의 전쟁범죄를 감추며 소녀상을 치우라는 것인지, 과거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것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어 처음 대사관 앞에 단순한 ‘평화비’를 세우려는 작업이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소녀상으로 확대되고, 다시 이를 철거하라는 요구로 인해 소녀상이 한국과 세계 각지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김씨 부부가 강연 직후 책에 사인을 요청하는 일본 시민들과 교류하고 있다.
김씨 부부가 강연 직후 책에 사인을 요청하는 일본 시민들과 교류하고 있다.
이날 부부의 강연에 많은 일본인들이 공감을 표했다. 오노자와 아카네 릿쿄대학 교수는 “베트남에 대한 가해 책임과 마주하려는 한국 민중미술의 노력은 자국의 가해와 좀처럼 마주하지 못하는 일본과 일본 미술에도 큰 물음을 던지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를 기획한 독립 편집자 오카모토 유카도 “일본에선 위안부 운동에 반일이라는 딱지를 붙이지만 자신의 가해 책임과도 마주하려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보면 이런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서경 작가는 “평화는 연대를 통해 태어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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