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20일 보도, 일본 국제협력은행이 2억달러 투자할 듯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이 러·일 경제협력 사업 가운데 하나로 시베리아 천연가스 공동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산케이신문>은 20일 “일본 국제협력은행이 러·일 경제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러시아 자원개발 대기업인 ‘노바테크’가 주도하는 북극권 야말 반도의 액화천연가스(LNG·엘엔지) 기지 개발사업에 유럽 금융기관과 함께 약 6억달러(약 6760억원)의 협조 금융을 실시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유럽 금융기관은 이탈리아 외국무역보험(SACE), 프랑스의 코파스(COFACE) 등으로 일본 국제협력은행의 분담금은 2억달러 정도가 될 전망이다.
야말 반도 엘엔지 개발사업의 총사업비는 300억달러로 중국 금융기관들은 이미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에선 2017년부터 연간 약 1650만t의 엘엔지가 생산된다. 일본 국제협력은행은 야말 반도 인근 기단 반도의 엘엔지 개발 사업에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계획이 관심을 끄는 것은 극동과 유럽을 잇는 신 항로로 상당한 전략적 의미가 있는 북극 항로를 이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야말 반도에서 생산된 액화천연가스를 북극 항로를 이용해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실어온 뒤 이를 주변국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5월 자료를 보면, 일본의 전력·가스회사의 액화천연가스 수입량은 전 세계 수입량 2억4300만t의 36%인 8800만t에 이른다. 그 뒤를 잇는 2위 수입국은 한국이다. <산케이신문>은 “지역적으로 가까운 극동에서 값싼 에너지를 수입하게 되면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에선 12월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양국간 해묵은 영토 갈등인 북방영토 문제에 진전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러시아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에너지 개발, 첨단기술협력, 러시아 극동지역의 산업진흥·수출기지화 등 8개 항목의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본 언론들은 시베리아 철도와 일본 본토를 연결하는 철도 등 러·일이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구상과 진행 상황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관심을 모은 시베리아 철도 연결에 대해 정작 일본에선 경제성 등의 이유를 들어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많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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