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7일 오후 미국 뉴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한 뒤 페이스북에 아베 총리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올렸다. 도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외국 정상으로선 첫 단독 회담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17일 오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자와 1시간 반가량 만나 양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아베 총리는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넉넉하고 차분하게 흉금을 터놓고 솔직한 얘기를 나누는 게 가능했다. 따뜻한 분위기에서 회담이 이뤄졌다. 함께 신뢰 관계를 쌓아가는 게 가능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내 기본적인 생각을 말했고, 여러 과제에 대해 얘기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아직 대통령으로 취임하지 않았고, 비공식 만남이기 때문에 (회담) 내용을 말하는 건 삼가려 한다”며 회담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아베 총리는 이날 만남에 만족한 듯 “동맹은 신뢰가 없으면 기능하지 않는다. 나는 트럼프 당선인이 참으로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도 회담 직후 페이스북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아베 총리가 우리 집을 방문했다. 앞으로 위대한 우정이 시작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아베 총리는 지난 15일 이번 회담에서 “경제와 무역, 안전보장 그리고 일-미 관계, 동맹관계에 대해 기탄 없는 의견교환을 통해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해가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이날 일본 내 초미의 관심사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운명과 미-일 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전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둘이 편한 시간에 다시 만나 더 넓은 분야에 대해 얘기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17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를 방문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 등을 90분동안 만났다고 트럼프 정권인수팀이 밝혔다. 아베 총리는 회동이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일본 언론들은 이날 만남에 대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의 큰 목적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당선자와 만나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었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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