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가운데)이 지난 19일 아오모리에서 아프리카 남수단으로 파견돼 평화유지활동(PKO)을 하게 될 육상자위대 부대원들을 사열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은 25일 기자회견에서 “탄도미사일방어(BMD) 시스템 정비와 관련해 여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드를 도입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이런 새 장비의 도입은 일본의 (엠디) 능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그러나 사드 도입 등에 대한 구체 계획이나 일정에 대해선 “현 시점에서 상세한 내용에 답하는 건 삼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나다 방위상은 다음달 사드 포대가 배치된 미국령 괌을 방문해 관련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일본 언론들은 방위성이 조만간 일본의 미사일방어(MD) 능력 강화를 위한 새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와카미야 겐지 부방위상을 위원장으로 하는 검토위원회를 설치한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 위원회가 “내년(2017년) 여름까지 제언을 종합해 차기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19~2023년)에 관련 내용을 반영토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미국 하와이를 방문해 사드 도입 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이처럼 구체적인 도입 검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은 그동안 적의 탄도미사일이 날아올 경우 바다에 배치된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로 1차 요격(고도 300㎞)을 시도하고, 2차로 지상에 배치된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2차 요격(15~40㎞)을 시도한다는 2중 방어 체계를 갖춰왔다. 이후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점점 현실화되면서, 자민당 북핵·미사일문제 대책본부 등은 정부에 사드 도입을 요구했다. 일본이 사드를 도입하면 엠디 방어망은 3중으로 더 촘촘해진다.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중국 대륙에서 더 떨어져 있는 탓에 사드를 도입해도 중국의 전략적 이해를 침해할 소지가 적어 한국의 경우와 달리, 중국의 반발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일본은 앞선 2006년과 2014년 사드에 따라 붙는 엑스밴드 레이더(AN/TPY-2)를 아오모리와 교토부 교가미사키 등에 각각 배치했지만, 중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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